증권가 마케팅, ISA·IRP·연금저축 등 '절세계좌'로 급선회"타사 연금 빼오면 혜택 팍팍", 수백만 원대 경품 내걸며 출혈경쟁리서치 역량·맞춤형 포트폴리오까지 앞세워 '집토끼 잡기' 안간힘
  • 최근 증권사들의 리테일 마케팅 타깃이 해외주식에서 국내 절세계좌로 급격히 방향을 틀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의 제동으로 '서학개미' 대상의 공격적인 현금 살포 이벤트가 철퇴를 맞자,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이른바 '집토끼' 전용 상품으로 출혈경쟁의 무대가 옮겨간 모양새다.

    이러한 기류 변화는 정부가 원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해외주식 투자 이벤트 종료를 압박하고, 해외투자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추진 중인 'RIA(국내시장 복귀계좌)' 마케팅 경쟁 자제 지침까지 내려지면서 시작됐다. 

    당초 증권사들은 RIA 출시를 앞두고 대규모 현금 리워드 등을 내걸며 치열한 선점 경쟁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가 과도한 리워드 경쟁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선착순 3만 명에게 현금 리워드를 주려던 계획을 추첨제로 급히 변경했고, NH투자증권은 선착순 최대 5만 명 대상의 투자지원금 이벤트를 하루 만에 중단하고 추첨제 경품 행사로 우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해외주식발 대규모 마케팅이 사실상 막히자, 증권가 영업점의 실적 압박은 고스란히 기존 연금 및 절세계좌 유치전으로 쏠렸다. 고객이 돈을 더 넣을수록, 혹은 타사에서 계좌를 빼앗아 올수록 더 큰 혜택을 쥐여주는 '쩐의 전쟁'이 재점화된 것이다.

    가장 공격적인 곳 중 하나는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개인연금 신규 가입자나 타사 연금을 이전해오는 고객을 대상으로 입금액에 따라 최대 2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대규모 이벤트를 내걸었다. 

    한화투자증권도 지지 않고 연금저축, ISA, 국내주식 거래 조건을 맞춘 고객에게 최대 5만 원의 모바일 배달 상품권을 뿌리며, 순입금액에 따라서는 최대 100만 원까지 추가 혜택을 얹어주고 있다. SK증권 역시 연금저축과 IRP를 신규 개설하거나 타사에서 이전해올 경우 순입금액의 1%를 최대 50만 원까지 선착순 캐시백 해주는 혜택을 전면에 내세웠다.

    중소형사들도 이 진흙탕 싸움에서 예외는 아니다. iM증권은 절세계좌 내에서 특정 운용사의 ETF를 적립식으로 자동 매수하면 상품권을 증정하고, 타사에서 ISA 계좌를 넘겨올 경우 순매수 금액별로 최대 3만 원의 상품권을 추가로 쥐여주며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ISA 계좌에 2억 원 이상 순입금 시 최대 60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며 , IRP 계좌 입금 시에도 최대 3만 원을 지급하는 등 전방위적인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변동성과 고령화 추세가 맞물리며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짚으면서 ,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이벤트와 리서치를 결합한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