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핵협상 차질에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WTI 상승세 속 원유 ETF 수익률 동반 강세정유·화학주도 강세, 수익성 회복 기대 반영증권가 "호르무즈해협 공급 리스크, 유가 향방 좌우"
  • ▲ ⓒ연합뉴스. 미국 해군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가 2월에 크레타 섬의 수다 만을 출항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 해군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가 2월에 크레타 섬의 수다 만을 출항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변수 전개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유(WTI)는 연초(57.42달러) 대비 약 14% 상승한 65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식시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크지 않지만, 미·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유가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주요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유가 상승 기대가 반영되면서 원유 관련 ETF들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KODEX WTI원유선물(H)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은 올해 들어 13% 넘게 상승했고, RISE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은 15%이상 올랐다. KIWOOM 미국원유에너지기업은 20%, KODEX 에너지화학은 36% 넘게 상승 중이다. 

    국내 정유·화학주 역시 유가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들어 27%대 상승 중이고, 효성티앤씨(92%), S-Oil(31%), KCC(55%), 대한유화(28%), SK이노베이션(25%) 등도 크게 오르고 있다.

    원자재시장(S&P GSCI 기준)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미·이란 핵 협상 난항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시한 예고가 이어지며 국제 유가는 지난주 약 6% 상승했고, 에너지 섹터가 종합원자재지수 강세를 주도했다. 미 대법원의 트럼프 상호관세 ‘위헌’ 판결 직후 달러 지수가 반락하면서 산업금속과 귀금속, 농산물 섹터도 주간 하락 폭을 만회하며 상승 반전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단기 안전피난처 수요도 확대됐다. 동시에 국제 유가 상승은 케빈 워시 쇼크 이후 긴축을 경계해온 자산시장에 물가 우려를 자극했다. 상호관세 위헌 판결로 미국 재정적자 부담이 다시 부각되면서 금, 은 등 귀금속 섹터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원자재(Commodity) 시장을 둘러싼 핵심 변수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을 지목한다. 협상 국면으로 마무리될지, 군사적 충돌로 확산될지에 따라 유가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석유시장의 단기 공급 불확실성 확대가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위험과 트럼프 상호관세 위헌 판결 사이에서 지난주 종합원자재지수는 상승했다"며 "미·이란 간 전운(戰雲)이 감도는 가운데 석유시장은 전 세계 해상 에너지 물동량의 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의 안보에 시선을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의 '핵 완전 포기' 요구에 대해 이란이 '절대 거부' 입장을 고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 이후 석유시장에서는 양국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 국제 유가의 상방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황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올해 국제 유가 예상 범위(WTI 기준 45~70달러)와 원유 투자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이 당장은 '최대 압박' 전략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긴장에도 실제 공급 차질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중동 전면 확전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70달러 이상의 국제 유가 급등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양국 간 협상과 전쟁 가능성 사이에서 단기 석유(원유) 시장은 호르무즈해협(전략 요충지) 안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편 26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란의 3차 핵 협상이 합의 없이 종료된 가운데, 이란은 우라늄 농축 영구 중단·핵 시설 해체·농축 우라늄 비축분 해외 반출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번 협상이 결렬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했던 대로 이란을 향한 군사적 공격에 나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모함 전단 등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공군력과 해군력을 중동에 집결시키고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