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000 돌파했지만 상장 종목 72%는 '소외영업이익 증가분 98% 독식한 반도체 투톱. 지수 기여도 49%상위 2개 종목 10% 빠지면 지수 247p 증발, 쏠림이 곧 뇌관코스닥은 '남의 잔치', AI 랠리 길어질수록 격차 더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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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지만, 상승의 과실은 시장 전체가 아닌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등 일부 종목에 집중되면서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반도체 '빅2'에 쏠린 구조는 AI 투자 사이클이 꺾일 경우 증시 전체를 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6000선을 넘어서는 동안 코스피 내 중소형주의 움직임은 사뭇 달랐다. 상장 종목 950개 가운데 약 27.8%만 상승했다. '육천피(코스피 6000)'를 눈앞에 두고도 4종목 중 3종목의 투자자는 상승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올해 코스피 200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의 98%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 나왔다. 이번 코스피 6000 돌파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지수 상승분의 32.6%를, SK하이닉스가 17.2%를 각각 담당해 두 종목의 합산 기여도만 49.8%에 달했다.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상승했지만 구조적 취약성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본질적으로 경기 사이클을 강하게 타는 업종인데 AI 투자 수요가 꺾이는 신호는 이미 해외에서 감지되고 있다.지난달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5% 넘게 급락했다.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3.19% 급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도 1.18% 하락 마감했다.리처드 클로드 재너스헨더슨인베스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의 논쟁 초점은 단기 실적에서 AI 자본지출의 지속 가능성으로 이동했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현금흐름을 AI 설비투자에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현재와 같은 고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코스피 시총의 약 40%를 두 종목이 차지하는 구조에서 AI 투자 흐름이 둔화 국면에 접어들면 삼성전자 ·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피지컬 AI 관련 종목들도 주가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바로 지수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지난 2월 한 달간 수급도 같은 구조를 보여준다. 개인과 기관은 코스피에서 각각 6조3190억원, 4조7620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3조3460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도체 쏠림 심화 … 상위 2개 종목 10% 하락 시 247p 충격코스피 전체 상장 시가총액은 5146조373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1281조6020억원) · SK하이닉스(756조1770억원) · 현대차(138조70억원) · LG에너지솔루션(99조9180억원) · SK스퀘어(85조1960억원) 등 상위 5개 종목 합산 시총은 2360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45.8%에 달한다. 절반 가까운 시총이 단 5개 종목에 몰려 있는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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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만으로도 코스피 전체의 39.59%를 차지하고 있다.이 같은 쏠림은 최근 들어 속도가 붙고 있다.3년 전 코스피 상위 5개 종목 비중은 36.60%였고, 1년 전엔 LG에너지솔루션 ·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상위권을 분산하며 30.38%로 일시 낮아졌다. 그러나 이후 반도체 업황의 폭발적 회복과 AI 수요 급증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 SK하이닉스로 자금이 집중 유입됐고, 현재 집중도는 1년 새 15.4%포인트 넘게 치솟았다.쏠림 구조의 위험성은 수치로 직접 드러난다.상위 2개 종목이 일제히 10% 하락할 경우 지수는 약 247포인트(3.96%)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상위 5개 종목이 10% 빠지면 코스피는 약 286포인트(4.58%) 증발한다. 현 지수(6244.13) 기준 5958선까지 밀리는 것이다.◆ 코스닥 투자자에겐 '남의 잔치' … AI 랠리 길어질수록 쏠림 더 심화지난달 2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 32조3684억원 가운데 코스피가 21조4967억원으로 전체의 66.43%를 차지한 반면, 코스닥은 10조8716억원(33.57%)에 그쳤다.특히 삼성전자 신용거래융자가 약 2조1834(신용잔고 1807만여주)로 1위, SK하이닉스가 약 1조7363억원(신용잔고 273만여주)로 2위를 차지했다. 빚을 내 투자하는 자금조차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익 전망치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며 지수를 견인했지만, 코스피 내 중소형주에서는 이 같은 양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코스피 PER는 장기 평균을 하회하며 여전히 매력적인 반면, 중소형주는 그렇지 않아 상승 여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