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는 사상 최고·종목은 제각각, 반도체가 만든 '두 얼굴의 증시'LG엔솔 고점 대비 32%↓·삼성SDI 43%↓, 배터리주 '안갯속'카카오·셀트리온 등 플랫폼·바이오 성장동력 부재로 증시서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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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넘어서며 증시 역사를 새로 쓰고 있지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자체 역대 고점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종목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주도 랠리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배터리 · 플랫폼 · 바이오 등 섹터에서는 여전히 고점 대비 낙폭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와 AI 인프라 수요 급증이 삼성전자 · SK하이닉스의 주가를 견인했고,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40% 가까이 달한다.

    이 같은 구조에서 지수는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업종별 주가 회복 속도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 배터리, 역대 고점과 여전히 거리 … 플랫폼 · 바이오주도 고점까지 멀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7일 기준 42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52주 신고가(52만7000원) 대비로는 약 19% 낮은 수준이며, 2022년 상장 당시 기록한 역대 고점(62만9000원)과의 격차는 더 크다. EV 수요 둔화가 실적을 짓누르는 가운데, 회사 측은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체질 전환을 꾀하고 있다.

    삼성SDI는 같은 날 46만6000원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가(81만839원) 대비로는 약 43% 빠져있다.

    배터리 3사(삼성SDI · LG에너지솔루션 · SK온)가 지난해 4분기 합산 약 8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미국이 중국산 ESS 차단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주가를 지지하고 있지만, 전고점 수준까지 복원하기에는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플랫폼인 NAVER는 25만4500원을 기록했다. 2021년 최고점(46만50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카카오(최고가 17만3000원, 2월 27일 6만2300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광고 시장 부진과 수익성 개선 지연이 주가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23만8500원에 거래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이후 통합 법인으로 출발했지만, 2021년 고점(34만4633원) 대비 약 31% 낮은 수준이다. 주요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판매 확대와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되고 있지만, 주가 회복 모멘텀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 코스닥 시총 상위주도 '지지부진'

    코스닥 대장주들도 고점 대비 낙폭이 상당하다. 

    바이오 업종의 대표 종목인 알테오젠은 지난달 27일 40만7000원에 거래됐다. 최고가(56만9000원) 대비 약 28%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와 체결한 키트루다 피하주사 기술이전 계약의 로열티율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다는 평가가 확산된 이후 주가가 좀처럼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HLB는 같은 날 5만1800원에 마감했다. 최고가(12만9000원) 대비로는 약 60% 낮다. 카카오게임즈는 1만4630원으로, 역대 최고가(11만6000원)와 비교하면 약 87% 빠진 수준이다. 

    ◆ 지수 쏠림 심화 … "실적 개선이 관건"

    일부 시장에서는 코스피 6000 돌파가 반도체 편중에 따른 착시 효과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기·전자는 2025년 한 해에만 127.9% 상승한 반면, 배터리·플랫폼·바이오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총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이들 두 종목의 강세만으로도 지수는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전체 이익은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증시) 상향 조정은 반도체에 집중됐다"며 "반도체가 코스피 합산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지수 상승 동력 역시 반도체 중심으로 편중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나 ESS 시장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며 "배터리주가 전고점을 회복하려면 실적이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바이오 업종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일부 확인되고 있지만 업종 전반의 모멘텀으로 확산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며 "셀트리온의 경우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연초 제시했던 연간 매출 가이던스에는 못 미쳤고, 매출 전망도 하향 조정된 만큼 단기 주가 반등보다는 실적 안정화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