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재돌파 … 환율 다시 1490원대3조 풀었지만 시장 불안 재점화외부 충격에 흔들린 채권시장에 커지는 의구심PF 부실·유동성 리스크 속 '뱅크런' 우려 재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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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3조원을 풀어 급한 불을 껐지만 금융시장은 며칠도 지나지 않아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이 1490원대로 재진입하면서다. 외부 충격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안정 카드가 오히려 위기 인식의 강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한은은 지난 9일 3년·5년·10년 국고채를 대상으로 총 3조원 규모 단순매입을 실시했다. 채권시장 변동성이 빠르게 확대되자 중앙은행이 직접 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선에 근접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사실상 긴급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이 조치 이후 금융시장은 잠시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외부 변수에 다시 흔들리는 모습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481.2원에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은 13일 9.4원 오른 1490.6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국채 매입 직후 한때 1460원대로 내려왔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상승 압력이 다시 커졌다.불안을 자극한 핵심 변수는 국제유가다. 글로벌 원유 기준 가격인 브렌트유는 최근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시장의 공급 불안 심리를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긴장이 이어지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채권시장 역시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420%, 10년물 금리는 3.739%까지 상승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3만 9000계약 넘게 순매도하며 금리 상방 압력을 키웠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면서 채권 투자 심리도 흔들리는 모습이다.이런 가운데 한은이 추가 시장 안정 조치 가능성까지 열어둔 점을 두고 시장의 시선은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필요시 또 대응하겠다는 메시지가 안도보다는 "정말 더 꺼낼 카드가 남아 있느냐"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 충격 때마다 국채 매입에 의존하는 방식이 과연 해법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처방을 반복하는 것만으로 시장 신뢰를 붙들기는 어렵다는 평가다.한은 역시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불안, 관세 정책 강화 등이 맞물릴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을 통해 전 세계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이런 충격이 환율과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로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한은의 행보를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나온다. 이미 한은은 은행 대출채권까지 담보로 활용하는 긴급 유동성 지원 체계를 정비해왔다. 국채 단순매입까지 이어지면서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폭넓은 리스크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한 채권시장 전문가는 "대규모 시장 안정 조치가 반복되면 오히려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시장에 환기시키는 효과도 있다"며 "부동산 PF 부실 정리와 금융권 유동성 관리가 지연될 경우 일부 취약 금융기관에서 뱅크런 우려가 다시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