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90%, 매도 의견 한 건도 없어 부국·유화·한양·넥스트 4곳은 매수의견만 외국계 매도 최대 21.9% vs 국내 최고 1.3% 대조기업 눈치보기에 정보 우위도 사라져 "가치 상실한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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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리서치 리포트의 투자의견이 '매수'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도 의견을 한 건도 내지 않는 증권사가 전체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1년 전에 비해 매수 비중을 오히려 끌어올린 곳도 다수 확인됐다.1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의 '증권사별 리포트 투자등급 비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 31개사(리포트 미발행 카카오페이증권 제외) 가운데 매도 비율이 0%인 곳은 28개사였다. 전체의 약 90%에 달한다.매수 비율이 100%인 증권사는 부국증권 · 유화증권 · 한양증권 · 넥스트증권 등 4곳이었고, 교보증권(99.3%), DS투자증권(98.7%), 키움증권(96.4%), 흥국증권(96.1%), 하나증권(95.7%) 등도 매수 비율이 95%를 웃돌았다.매도 의견을 보유한 국내 증권사는 DS투자증권(0.6%), 메리츠증권(0.6%), 신영증권(1.3%) 등 3곳이었다.이러한 구조는 1년 전(2024년 12월 말)과 비교해도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매수 비중이 확대된 곳이 눈에 띈다.삼성증권은 매수 비율이 80.4%에서 85.8%로(+5.4%포인트), 다올투자증권은 83.4%에서 88.7%로(+5.3%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NH투자증권도 85.1%에서 87.7%로 매수 비중이 늘었다.반면 전년도에 매도 의견을 보유했던 하나증권(0.5%)과 아이엠증권(0.7%)은 올해 기준으로 매도 비율이 0%로 줄어 매도 의견 자체가 사라졌다.외국계 증권사와의 간극은 더욱 뚜렷하다.2025년 12월 31일 기준 메릴린치인터내셔날엘엘씨증권 서울지점의 매도 비율은 21.9%였고,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 16.3%,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 서울지점 15.4%, 제이피모간증권 서울지점 12.1%, 홍콩상하이증권 서울지점 10.7% 등 주요 외국계 증권사 대부분이 두 자릿수 매도 비율을 기록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8.3%)과 맥쿼리증권(8.4%), 노무라금융투자(7.8%), 유비에스증권(7.0%), 씨엘에스에이코리아증권(5.7%) 등도 5%를 웃돌았다.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간 매도 비율 격차는 몇 배 이상이다.국내 리서치 업계의 매수 편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IB(기업금융) · 위탁매매 수익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커버리지 기업에 부정적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이런 가운데 국내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실질적인 투자 가이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국내 상장기업 애널리스트 보고서 약 70만건을 분석한 결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투자가치는 2013년 이후 관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2012년 이전에는 매수의견 포트폴리오가 유의미한 초과수익률을 기록했으나, 2013년 이후 표본에서는 모든 포트폴리오의 초과수익률이 통계적 유의성을 잃었다.그 원인으로 2013년 CJ E&M 미공개정보 유출 사건 및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제 강화로 애널리스트의 기업정보 취득 경로가 위축된 점을 꼽았다. 정보우위가 감소하면서 투자의견의 종목 간 편차가 줄고 매수 편향이 고착화됐으며, 이에 따라 리포트의 변별력과 정보량 모두 약화됐다는 분석이다.업계에서는 기업과의 관계, IB(투자은행) 비즈니스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보수적인 의견 제시가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 따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투자의견 분포의 균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의 정보우위 감소와 낙관적 편향이 결합되면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정보 가치 자체가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리포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강화와 공시 정보의 질 개선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