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석유 최고가격제 함의와 향후 방향 분석제도 도입 후 휘발유 86원 하락 등 단기안정 효과장기화 시 부작용 촉발 … 한시적 운영 명확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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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상승 충격 대응 정책 수단별 효과 비교ⓒ산업연구원
최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정부가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인 가격 급등 억제에는 기여하고 있으나, 장기화될 경우 시장 왜곡과 공급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제도의 한시적 운영을 명확히 하고, 산업별 맞춤형 지원을 결합한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의 정책적 함의와 향후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정부는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지난 13일부터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을 설정하는 방식인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일정 마진을 더해 상한을 정하고 2주 단위로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다.최고가격제의 단기적 효과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10일 기준 리터당 약 1907원이었던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일 기준 약 1821원으로 86원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유 역시 1932원에서 1819원으로 떨어지며 70원에서 120원 내외 하락하는 안정세를 보였다. 에너지와 같은 필수재 가격 급등 국면에서 소비자 후생을 보호하고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의 역할을 한 셈이다.하지만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가격 개입 정책은 짧은 기간과 명확한 종료 조건이 전제될 때 설득력이 확보된다고 분명히 했다.보고서는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재정 보전 확대나 물량 축소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고가격제하에서 공급 충격이 길어지면 품귀 현상, 대기행렬 발생, 주유소 간 물량 편차 등 비가격적 배분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명목 가격은 낮아지더라도 소비자가 겪는 실질적인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마진 축소로 인해 비수도권과 소규모 한계 주유소들이 퇴출당할 압력이 커지고, 제도 종료 시 억눌렸던 가격이 한꺼번에 폭등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
- ▲ 과거 최고가격제 및 유사 가격 개입 정책 사례 비교.ⓒ산업연구원
실제로 과거 1970년대 미국의 석유 가격 통제나 헝가리의 연료 가격 상한제 당시에도 단기적인 물가 하락 효과는 있었으나 동시에 대기행렬, 연료 소비 증가, 공급 측 부담 확대 등의 부작용이 동반됐다. 파키스탄 역시 가격 동결 정책 종료 후 가격 반등과 조정 비용을 치뤘다.이에 따라 산업연구원은 최고가격제를 국가 비상 상황에서의 단기적 수단으로만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짧은 시행 기간과 명확한 종료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유가 상승 충격이 직접 전가되는 물류, 화물, 수산, 농업, 대중교통 등 산업에는 표적 지원이나 연료비 보조가 필요하며, 정유·석유화학 등 공급 산업의 경우 가격 규제가 장기적인 투자와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으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홍성욱 산업연구원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위기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효과적인 단기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한시적·제한적 운영을 전제로 향후 유류세 인하, 직접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수단과의 패키지 접근을 통해 시장 안정성과 정책 효과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