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험 확장 난항 … 미니보험 묶어 '구독 전환'플랫폼 의존 확대 … 보험 본질·언더라이팅 경쟁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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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실적 악화에 몰리면서 '보험사'보다 '플랫폼 서비스'에 가까운 방향으로 전략을 틀고 있다. 장기보험 확장에 실패한 대신, 미니보험을 묶어 구독 형태로 판매하는 이른바 'OTT식 보험' 모델에 베팅하며 카카오 생태계 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모습이다.

    24일 카카오페이손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523억5593만원이다. 전년도 순손실(481억8574만원) 대비 8.7% 적자폭을 키우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누적 결손금은 1701억원에 달해 근본적 재무 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내실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손보의 보험수익은 571억원 수준이나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투입한 비용(1066억원)이 약 2배에 육박한다. 고객에게 100원의 보험료를 받기 위해 187원을 지출한 셈으로 매출이 늘수록 손실이 비례해 커지는 상황이다. 자산운용 수익으로 손실을 메우는 대형사들과 달리 단기 보험 위주인 카카오페이손보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적자의 배경에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과 지급수수료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약 45.5억 원, 지급수수료로 약 137억원을 쏟아부었으나 일회성 일반보험(미니보험) 위주 현재 매출 구조에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로 이어졌다. 고객 한 명을 유치하는 비용이 고객이 내는 보험료보다 비싼 비효율이 한계치에 도달한 것이다.

    결국 지배기업인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긴급 수혈에 나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마이너스인 상태에서의 추가 투입은 보험사로서의 기초 체력을 키우기보다 플랫폼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기존 보험 상품을 OTT식 구독 모델로 전면 개편하는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험이 위험을 평가해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면, 플랫폼은 이용자를 묶어 수수료와 구독으로 돈을 버는 구조다. 카카오페이손보의 전략은 이 무게중심이 보험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략의 핵심은 전체 매출의 약 91%(520억원)에 해당하는 미니보험의 구독화다. 여행자보험, 골프보험 등 레저보험 몇천원 단위 소액 상품들을 골라 담아 정기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는 마케팅 비용의 중복 지출을 줄이고, 설계사(대면)보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를 끌어들여 생애주기 전반을 장악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 포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험업 본질인 사회적 안전망 기능은 희석되고 있다. 특히 보험 심사 능력인 장기상품 언더라이팅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손보는 영유아보험을 출시하는 등 장기보험 라인업 확장을 시도했으나 대형사와의 수수료 경쟁에서 밀리며 약 93억원의 서비스 손실만 남기고 다시 플랫폼사로 돌아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손보가 준비 중인 OTT식 구독 보험은 강아지 산책부터 축구·스키장 레저, 쇼핑몰 반송까지 일상의 소소한 위험을 패키지로 묶어 가입 문턱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몇 천원대 일상 취향 구독 서비스로 시작할 것"이라며 "복잡한 선택을 덜어주고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