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 중단 및 운임 급등 피해 多정부 예산 선제적 확보 필요업계 "광양항 원양 노선 증편" 요청
  • ▲ 호르무즈해협을 항해 중인 화물선.ⓒ뉴시스
    ▲ 호르무즈해협을 항해 중인 화물선.ⓒ뉴시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중소 수출기업과 석유화학 업계의 물류 부담이 임계치에 도달해 정부의 전방위적인 물류비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중동 사태 발발 이후 현재까지 총 193개사로부터 469건의 수출입 물류 애로를 접수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업들이 토로한 주요 애로는 해상운송 중단 등 운항 지연과 급격한 운임 상승 및 할증료 부과였다.

    중동향 담수화 플랜트 부품을 수출하는 A사는 최근 선사로부터 TEU당 2000달러의 긴급분쟁할증료를 청구받았다. 선적 전 대기 중이던 물량에도 할증료가 부과돼 평소 운임에서 2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A사 관계자는"화주 입장에서 납기 일정을 맞추려면 할증료에 보험료 인상분까지도 일단 선사가 요구하는 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화물이 계류하거나 UAE 코르파칸, 오만 살랄라·소하르 항에 강제 하역된 경우도 있다. 산업용 플라스틱 자재를 생산하는 B사는 같은 이유로 내륙 운송비와 보관료 부담에 직면했다. B사 관계자는 "내려진 화물을 어떻게든 운송하려면 내륙 운송비를, 보관 또는 반송하려면 보관비나 반송비를 내야 한다"면서 "현지 운송을 하고자 해도 현지 항만 상황, 트럭킹 업체, 비용 등 정보가 깜깜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 중인 석유화학업계의 고충도 깊다. 여수산업단지에 입주한 C사는 현재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인접한 광양항이 아닌 부산항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 부산항에서는 미주로 가는 정기노선 50개를 포함해 유럽, 중동 등으로 나가는 원양 노선이 70여 개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광양항은 북미 3개, 유럽 1개, 인도 2개에 불과하다.

    C사 물류 담당자는 "선사는 물량이 적어 광양항 증편이 어렵다고 하고 화주는 노선이 부족해 가까운 광양항을 이용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있다"라면서 "광양항 원양 노선이 늘어난다면 산단 내 기업들의 물류 효율화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활기가 돌 것"이라고 말했다.
  • ▲ 광양항 전경.ⓒ광양시
    ▲ 광양항 전경.ⓒ광양시
    중동 사태 발발 이후 무역협회는 '수출기업 물류 애로 비상 대책반'을 가동하고 여수와 울산의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현장의 애로사항은 10여 차례에 걸쳐 정부 비상대책회의에 전달됐다.

    무역협회는 정부에 내륙 운송비·보관료·반송비를 포함한 물류비 지원 범위 확대와 기업 신용등급 기준 등 정책금융 지원 요건 한시적 완화 등을 건의했다. 특히, 물류 병목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해상운임 인상 여파는 3개월 가량 지속되는 점을 고려해 피해 시기에 상관없이 지원받도록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업계 지원 방안으로는 전국 항만 내 위험물 무료 장치 기간을 5일로 연장하고 선사의 광양항발 컨테이너 원양 노선 증편 유인을 위한 인센티브 예산 증액 등을 요청했다.

    한재완 한국무역협회 물류 서비스 실장은 "주요 기업들의 사례를 종합해 보니 부산항 대신 광양항을 이용한다면 연간 약 84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생존을 위해 1원이라도 아껴야 하는 석유화학업계를 위해 광양항 활성화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