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수대 낮 11시경 본격 활동, 韓 증시 '출렁'트럼프 밤 8시 기상, 트위터 난사로 변동성 확대불확실성 2배, 본장-애프터장 모두 '살얼음판'
  • ▲ 트럼프 대통령ⓒAFP 연합
    ▲ 트럼프 대통령ⓒAFP 연합
    국내 증시 투자자들이 이제는 국내외 주요 인물들의 '기상 시간'까지 체크해야 하는 피로감 높은 장세에 놓였다. 

    낮에는 중동 리스크의 핵심인 이란 혁명수비대(혁수대)의 활동에, 밤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에 일희일비하며 코스피의 변동성이 극에달하고 있다.

    ◇ 오전 11시, '혁수대 타임'에 멈춰버린 국장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전 11시는 이른바 '혁수대 타임'으로 불린다. 시차상 테헤란의 새벽이 지나고 오전 11시(한국 시간)를 기점으로 이란 측의 메시지나 군사적 움직임이 보도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인 25일 오전 11시경, 이란 혁명수비대 측이 "미국의 증원군 배치는 협상을 위한 술책"이라며 의심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알자지라 등 중동 매체를 통해 전해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코스피는 25일 장초 3.30% 급등 출발했으나 11시에 이란 측의 강경 메세지가 나오는 것을 기점으로 급락했다. 11시부터 12시까지 코스피는 5718.53에서 시작해 5643.67으로 떨어져 1시간 만에 60포인트 넘게 반납했다.  

    투자자들은 "11시만 되면 이란 혁수대가 기상한다", "혁수대 기상 시간까지 숙지해야 하느냐"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 밤 20시, '트럼프 리스크'에 잠 못 드는 서학개미

    국내 본장이 끝난다고 상황이 종료되는 것도 아니다. 투자자들은 오후 8시(20시)를 기점으로 다시 긴장 상태에 돌입한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통상적인 활동 시작 시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SNS 게시물 게재 시각을 살펴보면 한국시각으로 오후 7시50분에서 8시 사이에 몰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달 23일 한국시각 저녁 8시23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지난 이틀 동안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란을 타격하는 등 정반대 행보를 보여 전세계 증시를 출렁이게 했다. 
  • ▲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후 8시 '트루스소셜'에 올린 SNS 게시물.
    ▲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후 8시 '트루스소셜'에 올린 SNS 게시물. "이란과 지난 이틀 동안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트루스소셜 캡쳐
    한국 투자자들은 증시 애프터장이 끝나기 직전, 혹은 끝난 직후에 올라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로 인해 밤늦게까지 마음을 졸이는 처지인 셈이다. 

    한 투자자는 "07시에 동학개미가 깨고 11시에 이란 혁수대가, 20시엔 트럼프가 일어난다"며 "도대체 잠은 언제 자야하냐"고 토로했다.

    ◇ '화전양면' 전술 쓰는 백악관에 피로감

    이처럼 시장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백악관의 '양면전술'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시각 26일 새벽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이란이 군사적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지옥'을 불러올 준비가 돼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현재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15개 항목의 종전 제안서를 전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이란 정권과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협상 중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미군이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통해 이란의 해상 위협 능력을 무력화하는 등 군사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양측의 공식 회담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결국 지정학적 리스크의 해소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당분간 국내 증시는 '혁수대 기상'과 '트럼프의 입'이라는 두 개의 시한폭탄을 안고 널뛰기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