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KV캐시 메모리 6분의 1로 줄이는 AI 압축 알고리즘 발표삼성전자 4.71%·SK하이닉스 6.23% 급락, 코스피 3%대 하락美 마이크론·샌디스크도 동반 하락,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 확산증권가 "딥시크 때처럼 제본스 역설 재현, 장기 수요엔 호재"
  • ▲ ⓒ연합
    ▲ ⓒ연합
    구글이 인공지능(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대폭 줄이는 알고리즘 '터보퀀트(TurboQuant)'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대형주가 요동을 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터보퀀트 같은 신기술이 AI 수요 확산을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26일 나왔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은 터보퀀트 쇼크로 전일 대비 5.33%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4.71%, SK하이닉스가 6.23% 급락했다.  두 종목은 코스피 지수를 3%대까지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터보퀀트 우려는 전날 미국 증시에서 먼저 나타났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3.40%)와 샌디스크(-3.50%), 웨스턴디지털(-1.63%) 등 메모리 관련 종목이 하락했다. 인텔과 AMD가 공급 차질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반도체주가 전반적으로 상승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주식시장의 반응과 달리 증권가에서는 터보퀀트가 메모리 수요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초 딥시크 R1 공포가 잠시에 그치고 이후 AI 시장 확장세가 가속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기술 효율이 높아져 비용이 낮아지면 오히려 수요가 더 늘어나는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터보퀀트로 추론 단가가 낮아지면 AI 모델의 컨텍스트 윈도우 확장이 가속되고, AI 에이전트 시장과 온디바이스 AI 시장도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는 추론 과정의 KV캐시 메모리를 줄여주는 기술로, AI 모델 학습이나 LLM 가중치 적재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줄여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추론 비용이 낮아지면 더 긴 문맥 처리와 복수의 AI 에이전트 동시 실행이 확대돼 메모리 수요 증가 전망을 크게 낮출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은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전체 메모리 수요를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AI 모델의 효율성과 성능이 향상될수록 역설적으로 AI 총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출현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