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보상·연봉50% 상한 완화 제시에도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 요구하며 교섭 중단DS부문 중심 파업 압박 확대 … 참여율 공개 방침에 조직 내부 노노 갈등 확산영업이익 10% 배분 방식 놓고 충돌 … 보상 규모 아닌 산식 신뢰가 핵심 쟁점
  • ▲ 삼성전자 노조ⓒ연합뉴스
    ▲ 삼성전자 노조ⓒ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회사는 연봉 50% 상한을 사실상 넘길 수 있는 특별보상안과 복지 확대책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일회성 보상이 아니라 성과급 제도 자체를 바꾸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4월 집회와 5월 총파업 계획까지 예고되면서 임금협상은 단순한 보상 수준 논쟁을 넘어 생산 차질 가능성과 조직 내부 균열을 동반한 전면 대치 국면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쟁점의 중심에는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가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업부 실적이 연초 목표를 초과할 경우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노조는 이 상한 자체를 폐지하고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는 기존 틀을 전면 폐기하기보다 특별보상 방식으로 실질 보상 수준을 높이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회사는 이번 집중교섭에서 DS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 기준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에게 경쟁사와 동등 수준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필요하면 영업이익 10%를 넘는 재원도 쓰겠다는 입장이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에는 경영성과 개선 시 기존 OPI 50%에 추가 25%를 더해 최대 75%까지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총6.2% 임금 인상안과 주택자금1억~5억원 대부, 출산 경조금 상향, 복지포인트 및 휴무 보상 개선안도 함께 내놨다.

    하지만 노조는 이 같은 안이 어디까지나 회사 재량에 따른 특별포상에 그칠 뿐 상한 폐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은 아니라는 점에서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방식은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삼아 부문 40%, 사업부 60% 비율로 나누는 구조다. 다만 회사는 이 안을 2025년 지급률에 대입할 경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의 지급률이 기존 47%에서 11%로 낮아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메모리 중심 보상 확대를 제도화할 것인지, 적자 사업부까지 고려한 전사 균형 구조를 유지할 것인지가 핵심 충돌 지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DS 중심 파업 압박 … 성과급 갈등이 노노 갈등으로

    이번 사태를 더 민감하게 만드는 것은 노조의 파업 동원 방식이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5월 총파업을 준비하면서 DS부문 사업부와 팀별 연차 또는 쟁의 근태 참여율을 공개하겠다고 공지했다. 참여하지 않는 조직에 대해서는 향후 성과급이나 근로조건 개선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내놨다. 앞서 파업 불참 직원을 강제 전배나 해고의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한 발언까지 다시 소환되면서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

    노조 조합원의 약70%가 DS부문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쟁은 사실상 반도체 조직을 전면에 세운 압박 전략으로 읽힌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짧은 차질도 비용 부담이 큰 구조여서 회사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다. 다만 DX부문이 파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 상황에서 DS 중심의 강경 투쟁이 오히려 조직 내부의 균열과 노노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상 규모보다 무너진 신뢰 … 삼성식 성과체계 시험대

    이번 협상 파행은 얼마를 더 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의 문제에 가깝다. 회사는 업계 최고 수준 보상을 강조하지만 노조는 설명 가능하고 반복 가능한 공식이 없으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와 완제품이 공존하는 삼성전자 구조에서 기존 OPI 체계가 더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도 깔려 있다.

    특히 메모리사업부는 AI 메모리 호황의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는 적자와 경쟁력 회복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일 산식으로 전 조직을 묶으면 어느 한쪽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전사 공통 몫과 사업부 성과 몫을 분리하는 다층형 보상체계, 미래사업에 대해서는 흑자 여부 외에 수율 개선이나 고객 확보 같은 전환 지표를 함께 반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제 벼랑 끝 대치에 들어섰다.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불성실 교섭 여부 판단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이고, 회사는 대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