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군 투입 우려에 공매도 잔고 16조 돌파 '사상 최대'인버스 ETF 수익률·거래량 싹쓸이 … "공포가 지배한 시장"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상전 돌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달으면서 국내 증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하락 베팅에 나서고 있다.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공매도 잔고는 사상 처음으로 16조 원을 넘어섰고,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하며 시장의 공포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 공매도 잔고 16조 시대 … "더 떨어진다"에 몰린 돈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6조 970억 원을 기록했다. 공매도 잔고가 16조 원 벽을 넘어선 것은 시장 개설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들어서만 잔고가 8180억 원 급증했으며, 시가총액 대비 비중도 0.30%에서 0.35%로 확대됐다. 특히 미국이 이란에 지상군 1만 명을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으론 현대차(1조 7550억 원), 한미반도체(1조 5740억 원), 미래에셋증권(827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 인버스 ETF '수익률·거래량' 독식 … "위험회피 장세"

    ETF 시장에서도 '하락 베팅' 열풍은 거세다. 3월 4주차(3.23~27) 주간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 대부분을 인버스 상품이 차지했다.

    수익률 1위는 'PLUS 200선물인버스2X'가 주간 수익률 13.33%로 1위를 기록했다.

    상위권은 레버리지 ETF가 휩쓸었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12.21%), 'KIWOOM 200선물인버스2X'(11.89%) 등 지수 하락 폭의 2배를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들이 차트를 점령했다.

    거래량도 돋보인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주간 거래량은 약 227억 건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하락장에 대응하려는 단기 매매 수요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 4월 1주차, 변동성 정점 찍나

    전문가들은 당분간 뉴스 플로우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 고용보고서와 글로벌 PMI(구매관리자지수) 등 핵심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경기 둔화 신호가 확인될 경우 하락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투자 심리는 과거 충격 국면의 저점권에 근접해 있다"며 "추가 하락에만 베팅하기보다 실적 안정성이 높은 종목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