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26%↓, 코스닥 4.94%↓ 원·달러 14.1원 급등한 1530.1원마이크론 대폭락에 삼전·SK하닉 5~7% 급락고환율·고유가 동시 타격에 스태그플래이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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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전쟁 장기화에 터보퀀트 충격까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5000선마져 위협받고 있다. 달러 환율은 1530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고유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26% 내린 5052.46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투자자 수급별로 보면 외국인은 4조213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8303억원과 3조499억원어치를 담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5.16% 내리면서 16만72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7.56% 급락한 80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중동 위기감과 구글의 '터보 퀀트' 여파에 일제히 급락한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스퀘어, 두산에너빌리티, 기아, KB금융, HD현대중공업도 1.7~8.5% 약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도 대부분 하락했다. 통신장비, 창업투자, 반도체와반도체장비, 우주항공과국방, 석유와가스, 제약, 자동차, 화학 등이 4~6%대 하락했다. 반면 해운사, 담배, 음료 등은 소폭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4.94% 내린 1052.39를 기록했다. 기관이 687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1187억원, 499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1위 삼천당제약은 호재 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리노공업, 등은 4~5%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이비엘바이오 등도 3~4% 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1원 급등한 1530.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 수준이 1530원 위로 올라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0일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 전망이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조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발전소·유전·하르그섬 등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종전 시점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시장 불안을 키웠다. 미군 특수부대의 중동 배치 소식도 확전 우려를 자극했다.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2.88달러로 마감하며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돌파했고, 브렌트유 역시 112달러대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 강세도 지속되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5 수준으로 엿새째 상승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전쟁 장기화와 유가 상승, 달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환율·고유가 충격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미-이란 전쟁 불확실성에 더해 구글 '터보퀀트'발 메모리 수요 둔화에 따른 투매로 메모리 가격 급락한 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도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부담을 의식하며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AI 및 반도체 업종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2% 급락했다. 지수 구성 30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9.9% 급락했고, TSMC, ASML, AMD, 인텔 등 주요 종목도 3% 안팎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승 부담 완화에도 유가, 환율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미국 반도체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인 점도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