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비아 연합' 출범 … 브랜드·생산 결합한 새로운 경쟁자 등장중국 공세에 프리미엄까지 흔들 … 삼성·LG 이중 압박중동 리스크까지 겹쳐 수익성 악화 … 가전 적자 경고등
  • ▲ TCL QLED TV 제품 이미지ⓒTCL
    ▲ TCL QLED TV 제품 이미지ⓒTCL
    소니와 TCL의 합작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TV 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브랜드 경쟁력과 생산·패널 역량이 결합된 '브라비아 연합'이 출범을 앞두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동시에 압박을 받는 구조가 형성됐다. 여기에 중동발 물류 리스크와 원가 상승까지 겹치며 국내 가전업은 수익성 악화 국면에 깊숙이 진입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TV 사업 지분 51%와 말레이시아 생산기지를 TCL에 넘기고, 양사는 합작사 브라비아를 설립한다.

    해당 법인은 가정용 TV 뿐 아니라 기업용 디스플레이, 프로젝터, 홈시어터 등 홈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사업을 맡는다. TCL이 생산과 공급망, 경영권을 쥐고 소니는 브랜드와 영상·음향 기술을 제공하는 구조로 비용 효율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결합은 단순 협업을 넘어 시장 지형을 뒤흔들 변수로 평가된다. TCL과 소니의 출하량을 합산할 경우 삼성전자와 사실상 비슷한 규모에 근접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글로벌 TV 1위 구도 역시 재편 가능성이 거론된다. 프리미엄은 한국, 물량은 중국으로 나뉘던 구도가 프리미엄과 물량을 결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체들의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LG전자는 OLED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빠르게 올라오면서 격차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점유율 1위 방어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가격 경쟁과 프리미엄 전략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가 브랜드까지 확보하면서 경쟁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외부 환경까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과 해상 운임이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가전업 전반이 '삼중고'에 빠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분기 가전 수출 경기지수(EBSI)는 51.3으로 주요 품목 가운데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유럽 수출 채산성이 크게 훼손된 상태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TV 업체들의 물류비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9개월 만에 1800선을 다시 돌파하는 등 운임 상승세가 본격화된 가운데 가전 제품 특성상 해상 운송 비중이 높은 만큼 비용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적 역시 빠르게 악화되는 흐름이다. 삼성전자의 TV·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VD·DA 부문은 이미 적자 전환한데 이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전자 역시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가 지난해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장 가동률 하락과 생산 조정까지 병행되면서 버티기 전략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결국 소니·TCL 연합 출범은 단순한 경쟁자 추가를 넘어 한국 가전 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가속화하는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발 가격 공세에 프리미엄 영역까지 잠식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까지 겹치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은 당분간 실적 반등보다 방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LCD와 OLED를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최근 LG전자는 '더 넥스트 올레드'를 앞세운 세대 교체 전략을 본격화했다. OLED 중심 프리미엄 라인업에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와 '하이퍼 브라이트 부스터'를 적용해 밝기와 색 표현을 대폭 끌어올리는 한편, 세계 최초 4K·165Hz 무선 전송이 가능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통해 무선 TV 영역에서도 기술 차별화를 시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와 생산 역량이 결합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당분간은 수익성보다 점유율 방어에 집중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