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공정위 2720억 과징금에 집단 소송 대응“담합 아닌 리스크 관리” … LTV 성격 놓고 법리 충돌금융당국 정책 vs 공정위 경쟁법 … 규제 엇박자 본격화판결 따라 대출 관행·금융 규제 체계까지 영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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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이 공정거래위원회의 'LTV 담합' 판단에 집단 소송으로 맞서면서 금융권과 규제당국 간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단순한 과징금 불복을 넘어 금융 정책과 경쟁법 적용 범위를 둘러싼 구조적 충돌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공정위가 부과한 총 2720억원 규모 과징금 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거나 준비 중이다. 공정위는 이들 은행이 담보인정비율(LTV) 정보를 교환하며 대출 경쟁을 제한하고 시장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하지만 은행권은 정면 반박하고 있다. LTV는 금리처럼 고객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가격 변수'가 아니라 건전성 관리와 리스크 통제를 위한 내부 기준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LTV 운영 방향을 제시해온 상황에서 이를 담합으로 보는 것은 정책 취지와 충돌한다는 입장이다.이번 소송의 핵심은 결국 LTV의 법적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이냐에 달려 있다. 공정위는 이를 경쟁 제한 요소로 판단했지만, 은행들은 정책 기반의 리스크 관리 수단이라고 맞서고 있다. 법원이 공정위 손을 들어줄 경우 금융사의 내부 리스크 관리 영역까지 담합으로 확대 해석될 수 있고, 반대로 은행 측이 승소할 경우 공정위의 금융시장 개입 범위는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금융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사실상 공정위와 금융당국 간 '규제 충돌'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LTV 규제를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왔고, 은행들도 이에 맞춰 대출 정책을 운영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동일한 행위를 공정위가 담합으로 규정할 경우 금융 정책과 경쟁 정책 간 엇박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시장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들은 향후 LTV나 대출 조건 설정 과정에서 법적 리스크를 고려해 보다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대출 공급 축소나 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또 이번 판결 결과에 따라 금융권 전반의 영업 관행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LTV뿐 아니라 금리, 한도, 우대 조건 등 다양한 대출 요소에 대한 정보 공유가 담합으로 확대 해석될 경우 금융사의 의사결정 구조 전반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금융권 관계자는 "LTV는 정책과 건전성, 영업이 복합적으로 얽힌 영역인데 이를 경쟁법 기준으로만 판단하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며 "금융 규제와 공정거래 규제 간 경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