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잔액 36.7조·자기자본 대비 43.7%, 100% 초과한 곳도교보는 3배, KB·키움·DB 2배 이상 증가…한화는 자기자본 초과코스피 한달간 20% 가까이 빠져, 추가 충격시 '평가손' 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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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주식 보유를 1년 새 54%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는 자기자본을 웃도는 주식을 쌓아둔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피 지수가 아직까지 지난해 말 4200선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3월 들어 중동 리스크로 인해 롤러코스터를 탄데다 전쟁 장기화시 추가 폭락 가능성이 있어 '평가 손실' 우려가 제기된다. 

    2일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의 주식 보유잔액은 36조7512억원으로 전년 말(23조9011억원) 대비 53.8%(12조8501억원) 늘었다. 자기자본 대비 주식 보유 비중도 31.5%에서 43.7%로 급등했다.

    증권사별로는 교보증권의 주식 보유액이 267.0% 급증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키움증권은 1조4128억원에서 4조482억원으로 186.5% 늘어 보유 규모 증가가 가장 컸다. KB증권(+111.2%), DB증권(+114.5%), BNK투자증권(+123.8%) 등도 증가율이 100%를 넘겼다. 반면 한국투자증권(-30.6%)과 현대차증권(-44.7%)은 주식 보유를 줄였다.

    자기자본 대비 주식 보유 비중이 100%를 넘긴 곳도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이 105.0%로 가장 높았고, SK증권(98.5%), 상상인증권(98.1%), 신영증권(85.7%) 순이었다.

    문제는 올해 시장 상황이다. 코스피는 3월말 5052선으로 마감해 지난해 12월 30일 4214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올해 최고치(2월 26일 종가 기준 6307)보다는 19.89%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잔고라 1분기 실적이 나와야 정확한 손익 확인이 가능하지만, 보유 규모가 클수록 평가손실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가 상승 흐름에서 자기매매 포지션을 늘린 곳이 많았을 것"이라며 "주가가 어느 정도 빠졌을 때 매도하는 것으로 안다. 손실을 많이 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자기매매 손실 우려와 함께 증시 유동성도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개인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대기 자금이 한 달 새 19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전쟁 발발 직전인 3월 3일 129조8188억원에서 같은 달 31일 110조2889억원으로 줄었다. 한 달 새 19조5299억원(15.0%)이 감소한 것이다.

    거래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거래대금은 3월 4일 62조9000억원에서 같은 달 31일 29조8000억원으로 절반 넘게 쪼그라들었다. 

    외국인이 3월 한 달간 코스피 · 코스닥에서 35조원 가까이 매도한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시가총액 1 · 2위인 삼성전자(18조2440억원)와 SK하이닉스(8조1490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도 610조원 넘게 줄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3월 한 달간 41조1450억원을 사들이며 저가 매수로 시장을 받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등 기대도 살아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주 내 전쟁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코스피는 4월 1일 8% 넘게 반등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종결 가능성 자체는 증시에 긍정적이나 호르무즈의 실질 정상화, 에너지 가격의 추세 안정이 함께 확인돼야 한다"며 "지금은 안도 혹은 완화 랠리의 조건은 갖춰질 수 있어도 전고점 복원형 V를 기본 시나리오로 놓기엔 아직 이익 확인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