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스테이블코인 인식 변화 … "열린 관점"CBDC·스테이블코인 '투트랙' 가능성 부상한은 신중론 vs 당국 제도화 … 온도차 해소 기대은행·핀테크 역할 분담 속 디지털 금융 재편 전망
  •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자산 회의론자'로 알려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열린 관점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책 기조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후보자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중앙은행 수장으로서는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반영해 생태계 발전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예금토큰이 각각 역할을 가질 수 있으며 용도에 따른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논의 테이블로 끌어올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CBDC와 스테이블코인을 경쟁관계가 아닌 보완 수단으로 보는 '투트랙 구조' 가능성도 제시되면서 정책 방향 변화 신호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CBDC와 스테이블코인을 각각 다른 기능을 가진 디지털 통화 체계로 보는 시각이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신뢰과 안정을,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기술 혁신과 활용도를 각각 강점으로 갖는 만큼 두 체계가 병존하는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행은 민간 발행 디지털자산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통화주권 훼손과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제도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상대적으로 유연한 접근을 보여왔고, 이 과정에서 정책 기조 간 온도차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신 후보자의 발언은 이러한 '엇박자' 구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풀이된다. 그는 은행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핀테크 기업이 컨소시엄 안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은행 중심 구조와 민간 혁신 간 협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역할 분담을 전제로 한 생태계 재편 구상으로 해석된다.

    다만 제도 전환까지는 과제도 적지 않다. 준비자산 투명성, 이용자 보호, 자금세탁 방지 체계 등 핵심 규제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국 역시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단계인 만큼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확보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후보자는 대표적인 가상자산 회의론자로 알려져 왔다. 그는 지난해 8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외환 규제를 무력화하는 지름길"이라며 원화 디지털 자산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쉽게 전환되면 국내에서 형성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던 사안이다. 국내 테크 기업과 금융·핀테크 업계도 국경 간 결제 효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발행을 검토해왔다.

    다만 정부 내에서 "관련 법·제도 정비가 임박했다"는 발언이 반복되는 동안에도 한국은행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를 이유로 일관되게 제동을 걸어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