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 여권 의혹에 막힌 보고서 … 도덕성 vs 전문성 충돌이창용 임기 만료 … 후임 미정시 리더십 공백 우려 확대보고서 채택 여부가 분수령…합의 시 이르면 21일 임명 가능
  •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세 번째 논의가 20일 국회에서 진행되면서 통화당국 수장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창용 총재 임기가 이날 만료되면서 후임 취임이 지연될 경우 한국은행 리더십 공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앞선 두 차례 채택이 무산된 가운데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쟁점의 중심에는 장녀의 여권 사용 문제를 둘러싼 '위법성 논란'이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신 후보자가 제출한 장녀의 출입국 기록을 근거로, 영국 국적 상태에서 한국 여권을 재발급받고 이를 실제 출입국 과정에서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국적 상실 이후에도 불법으로 대한민국 여권을 재발급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청문회 과정에서의 허위 답변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만큼 보고서 채택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다른 정권에서 동일한 사안이 발생했다면 이미 낙마 사유가 됐을 것"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의 전문성과 공직 수행 역량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신 후보자는 세계적 수준의 경제학자로, 민간에 있었다면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라며 "공직을 선택한 것 자체가 국가에 대한 기여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성인 자녀의 국적 문제를 후보자 개인의 도덕성으로 연결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장녀 A씨는 1991년생으로, 1999년 영국 국적 취득과 동시에 한국 국적을 상실했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아 기존 여권이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2년 11월 한국 여권을 재발급받았으며, 해당 여권의 유효기간은 2027년 11월까지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별도 확인 절차 없이 한국인으로 간주돼 여권이 발급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여야 간 입장 차는 '도덕성 검증 대 전문성 평가'라는 구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청문회에서도 후보자의 국제적 경력과 정책 역량을 강조하는 측과, 가족·재산·행정 처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는 측이 첨예하게 맞서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이날로 이창용 총재의 임기가 종료되면서 후임 인선이 지연될 경우 한은 수장이 공백 상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통화정책의 연속성과 시장 신뢰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변수는 정치적 합의 여부다. 여야가 보고서 채택에 합의해 정부에 송부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르면 21일부터 신 후보자의 공식 업무 시작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로서는 양측의 입장 차가 커 단기간 내 타협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총재 공백이 현실화되면 기준금리 결정 자체보다도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리스크"라며 "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가 불명확해질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