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조합장·농민 '상경 투쟁' 강행하며 정부와 정면 충돌 여당 내 이견 '개혁 동력 상실' 자초 … 농민단체간 입장차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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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중앙회ⓒ연합뉴스
농협 조합장·조합원이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대규모로 집결한다. 이번 집회의 도화선이 된 것은 당·정이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이다. 농협 조합장·조합원들은 '농협법 개정안'이 농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해 농협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반발이 확산되자 당·정은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농촌 민심을 움직이는 조합장들의 집단행동이 자칫 지방선거 표심을 흔들 변수가 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농협 조합장·조합원 2만여 명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결의대회'를 연다.앞서 농협중앙회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농협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인 ▲농림축산식품부 직접 감독권 확대(96.8%) ▲농협 감사위원회 외부 독립기구 설치(96.4%) ▲중앙회장 전 조합원 직선제 도입(96.1%) 등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 입장을 보였다.전국 조합장들은 당·정이 추진하는 농협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 충분한 현장 의견 수렴 없는 속도전에 단체행동이라는 초강수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박경식 농협법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공동 위원장은 "조합장·조합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는데, 당정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항의에 나선 것"이라며 "중앙회 농협개혁위원회 등과 정부 간 협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고, 농협 개혁은 물론 농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각종 현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집회에 참가 예정인 조합장 A씨는 "농협 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방만경영 등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농협을 송두리째 무시한 채 톱다운식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됐다"며 "농협중앙회장 출마 자격에서 조합원 요건을 삭제하면 결국 농협이 정치판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성토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 개혁방안에 대해 농업인, 조합원, 조합장, 농업인 단체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하기 위해 전국 권역별 설명회 개최 계획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설명회는 오는 22일부터 경상권을 시작으로 충청권·경기권·강원권으로 순차 개최된다. 정부가 이번 설명회를 통해 확산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정부 관계자는 "이번 농협 개혁방안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구조 개편"이라며 "현장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고 국회와도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여당 의원들이 각각 발의한 '농협법 개정안'도 상충되면서 입법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최근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회장 선출을 위한 별도 선거기구(선거인단제) 도입하도록 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합장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첨으로 선정된 조합원으로 회장선출기구를 구성하도록 했다. 문 의원은 "중앙회장을 선거인단을 통해 선출해 민주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이라고 설명했다.반면 당정은 전국 조합원 187만명이 참여하는 '조합원 직선제'로 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정 합의안을 바탕으로 발의한 농협법 개정안은 조합원 직선제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여당 내부에서 조차 '한 지붕 두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여당 내에서도 핵심 쟁점에 대한 방향이 엇갈리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은 피할 수 없게 됐다.농민단체들 사이에서도 선거제 개편을 둘러싼 입장차가 뚜렷하다. 전국농민총연맹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은 조합원 직선제를 주장하며, 이에 반대하는 농협 조합장들의 조합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반면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소속 주요 농업단체들은 당정이 추진 중인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과 관련해 선출 방식 재논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직선제로 선출된 중앙회장의 위상과 영향력이 과도하게 강화돼 또 다른 권력 집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지역 농협 종합원들에 중요한 것은 중앙회장이 누구인지, 또 어떤 방식으로 선출되는지가 아니라 지역 조합과 조합장들이 농민 조합원을 위한 조직으로 제대로 기능하느냐의 문제"라며 "내부 통제 방안이 시스템화된다면 굳이 170억~190억원에 달하는 선거비용이 투입되는 직선제로 전환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