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총 5415조2838억, 코스닥 679조355억 삼전·삼전우·SK하닉 3종목 코스피 시총 비중 43.6%KRX 반도체 지수 올해 103% 급등, 소형주 20% 그쳐증시 기형화에 투자자 체감 수익률 저조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60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3일 5000조원을 돌파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앞자리 숫자를 다시 갈아치우며 폭발적인 상승세다. 

    다만 증시 상승세가 반도체 업종에 극단적으로 쏠리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과 대외 변수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은 총 6094조3194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시가총액이 5415조2838억원, 코스닥 시가총액이 679조35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두 시장의 합산 시가총액이 6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월 2일 4000조원, 4월3일 50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6000조원 고지까지 밟으며 전례 없는 팽창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15% 오른 6615.03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신고가를 기록하며 1.86% 오른 1226.18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지난 24일 25년8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200선을 돌파했다.

    불과 1년여 전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는 거의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코스피가 작년 저점이었던 2025년 4월 9일 2293.70을 기록했을 당시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은 1880조1727억원에 그쳤다. 같은 시기 코스닥 시가총액은 329조8537억원으로, 양 시장 합산 시가총액은 2210조264억원 수준이었다.

    문제는 시장 규모가 커지는 동안 반도체 대장주 쏠림도 함께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 상승세가 반도체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크게 확대됐다. 이날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312조4895억원, 삼성전자우는 128조4596억원, SK하이닉스는 920조8115억원이다. 세 종목 합산 시가총액은 약 2361조7606억원으로, 코스피시장 전체의 43.6%, 국내 증시 전체의 38.7%에 달한다.

    1년 전 22% 내외였던 비중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된 셈이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반도체 축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도 이 지점에서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은 반도체 업황 개선 흐름이 둔화할 경우 지수 전체가 빠르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증시를 밀어 올린 만큼, 반도체가 꺾일 경우 하락 압력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가 관계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월 들어서만 38.5% 올랐다"며 "과거 급등 사례로는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2000년 2월(+50%),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나기 시작한 1996년 11월(+27%), 닷컴버블 후 반등 시기였던 2001년 1월(+27%) 정도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30%가 넘는 반도체주 급등은 대부분 사이클 초반에 나타나는데 지금 붐을 초반으로 보기는 이미 너무 뜨겁다"며 "그렇다고 2000년 버블 국면과 비교하는 것도 탐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업종별 격차도 뚜렷하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30% 이상 상승했고, KRX 반도체 지수는 103% 넘게 급등했다. 반면 KRX 소형과 KRX 초소형 지수는 각각 27%, 2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정 섹터가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리는 장세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체감하는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등 주도 대형주를 보유하지 못한 투자자는 지수 상승의 온기를 누리기 어렵고, 뒤늦게 랠리에 올라타더라도 고점 추격 매수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시장 내부의 온도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증시 전체로는 축포가 터졌지만, 대다수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남의 잔치’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수와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치를 쓰고 있지만, 상승 동력이 반도체 대형주에 과도하게 집중된 만큼 시장 체력 자체를 낙관하긴 어렵다"면서 "AI 반도체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쏠림이 커질수록 업황 둔화나 대외 변수에 따른 조정 충격도 커질 수 있어 업종별 확산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도 증시 공포 심리를 나타내는 코스피 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54.95포인트로 통상 안정 구간으로 여겨지는 20∼30포인트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20~30포인트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 말 40포인트를 넘어섰고 중동 전쟁이 발발한 3월 초에는 80포인트까지 치솟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