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1.2조 '역대 최대' … 하나·외환 통합 이후 최고 성적표9월 본사 청라 이전 '청라 시대' 개막 … 그룹 컨트롤타워 재편동남아 기반 싱가포르까지 확장 … 글로벌 지배력 강화 속도
-
- ▲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 ⓒ 하나금융그룹
금융지주들이 '돈 버는 방식'을 다시 쓰고 있다. 금리 사이클 변화와 자본시장 확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주주환원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기존 은행 중심 성장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2026년 1분기 실적은 이러한 변화의 분기점이었다. 비이자이익과 자본시장 경쟁력이 실적을 좌우하며 수익 구조 재편이 본격화됐다. 동시에 회장 연임, 의결 구조 강화 등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며 경영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금융지주 리코딩]은 수익 구조와 지배구조가 동시에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4대 금융지주의 새로운 경쟁 공식을 짚는다. [편집자주]하나금융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판으로 '확장 모드'에 들어갔다.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이끈 초대 은행장 출신인 함영주 회장은 당시 조직 간 갈등을 최소화하며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그룹의 실적 성장을 이끈 데 이어, 이제는 9월 청라 본사 이전과 글로벌 확장을 통해 다음 성장 단계를 설계하고 있다. 통합을 완성했던 인물이 그룹의 외형과 영토를 키우는 '확장 전략'의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최대 실적 출발 … '4조 클럽' 연속 진입 청신호하나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 1조2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1분기(1조1277억원)보다도 7.3% 많고,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5694억원)의 약 2.1배 수준이다.역대급 실적의 중심에는 은행과 증권의 약진이 있었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1조1042억원의 순이익으로 전통 강자 국민은행을 제치며 최상위권 자리에 올라섰고, 하나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37.1% 증가한 1033억 원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하나금융은 지난해 사상 첫 순이익 4조원을 돌파해 '4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일각에서는 올해도 연간 순이익 4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
- ▲ 청라 하나드림타운 조감도 ⓒ 하나금융그룹
◇ 15년 대장정의 마침표 … '청라 하나드림타운' 거점화올해 하나금융의 가장 큰 이벤트는 오는 9월 예정된 본사 이전이다.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최초로 서울을 떠나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본거지를 옮긴다. 김승유, 김정태 전 회장을 거쳐 15년간 이어온 '청라 프로젝트'가 함영주 회장 대에서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청라 이전은 단순한 공간 재배치가 아니라, 그룹 지배력과 실행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컨트롤타워 재구축' 성격이 강하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청라를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이자 글로벌 허브로 키우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2012년 첫 삽을 뜬 '하나드림타운' 조성 사업은 1단계 통합데이터센터, 2단계 하나글로벌캠퍼스(인재개발원)에 이어 올해 9월 3단계 그룹 헤드쿼터(본사) 준공으로 15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이번 본사 이전을 통해 서울 을지로 등에 흩어져 있던 은행, 증권, 카드 등 6개 핵심 계열사 임직원들이 한 공간으로 결집한다.아울러 하나금융은 이미 선제적으로 가동 중인 통합데이터센터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 비대면 채널 고도화 등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DX)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청라를 '아시아 금융의 글로벌·디지털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하나금융의 청라 이전은 금융권의 치열한 '지자체 금고' 쟁탈전과도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이 본사 이전을 무기로 16조원 규모의 인천시 금고지기 자리를 적극적으로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천시 1금고는 신한은행이, 2금고는 NH농협은행이 맡고있다. 하나은행이 청라로 이전하면 지역사회 기여가 적지 않은 만큼, 대규모 사옥 건립과 일자리 창출을 내세운 하나은행의 입찰 경쟁력이 대폭 상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기간 인천시 1금고를 수성해 온 신한은행과의 치열한 기관영업 맞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남아 기반 다지고 싱가포르로 확장 … 글로벌 수익 판 키운다글로벌 수익 비중 확대는 하나금융의 숙원 사업이다. 함 회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전략적 핵심 거점으로 삼고 현지 금융사 지분 투자와 디지털 플랫폼 협업 등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해 왔다. 베트남에서는 리테일과 기업금융의 '투트랙' 성장을,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는 종합금융 서비스 체계를 구축 중이다.하나은행은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다른 은행들과는 다르게 2019년 약 1조444억원을 투자해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지분 15%를 확보했다. 이후 국가 차원의 금융 협력을 강화하며 QR 결제 연동, 하나은행 앱을 통한 BIDV ATM 이용, 24시간 한·베트남 송금 서비스 등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순이익 6110억 루피아, 한화 약 524억원을 기록하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여기에 싱가포르를 글로벌 자본 조달 및 투자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IB(투자은행)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환율 변동성 등 외부 변수가 상존하지만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의지다.하나금융의 전략은 분명하다. 실적으로 확보한 체력을 바탕으로 청라 이전과 글로벌 확장을 통해 '판을 키우는 것'이다. 외형 확대가 실제 수익성과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올 하반기 '청라 시대'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