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중과 재개 … 다주택자 최고 82.5% 과세 부담비거주 공제 축소 쟁점 … 장특공제 구조 개편 수면 위종부세 완화 기조 되돌리나 … 보유세 강화 가능성 '촉각'
  • ▲ 서울 전경. ⓒ서성진 기자
    ▲ 서울 전경. ⓒ서성진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임박하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와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 전반을 손질할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도세 중과 재개를 시작으로 세제 전반의 추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3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오는 9일 종료된다.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에게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 20%포인트(p), 3주택 이상 30%p를 더한 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 10%까지 포함하면 실효세율은 최대 82.5% 수준이다.

    이번 조치는 예정된 유예 종료에 따른 것이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요 부동산 세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크다. 특히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장특공제와 보유세 개편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주택 양도세 장특공제다. 현행 소득세법은 3년 이상 보유한 부동산을 양도할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6~30%를 공제한다.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합산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가 문제 삼는 부분은 실거주하지 않은 주택에도 장기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제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어 "살지도 않을 집에 오래 투기했다고 세금 깎아주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게 세금폭탄이냐"며 "1주택자의 주거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그만큼 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비거주 주택 공제를 없애고 3년 이상 보유·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에 한해 공제율을 적용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도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보유세 개편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X에 "실거주 1주택, 직장 등 이유로 일시적으로 비거주한 실주거용 1주택 등 정당한 보유주택을 제외하고 투자·투기용 부동산의 보유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면 버틸수록 손실이 될 것"이라며 "보유 부담이 정상화되면 지금의 지나치게 높은 부동산 가격은 정상화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완화된 종합부동산세 체계가 다시 손질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움직임에 시장에선 '보유세 폭탄'이 재현될 것이라는 공포 섞인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은퇴 후 별다른 소득 없이 주택 한 채만을 보유한 고령층이나, 직장·교육 문제로 부득이하게 실거주를 못 하고 있는 1주택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거세다. 급격한 세 부담 증가가 결국 임대료에 전가돼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조세 전가'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징벌적 과세 중심의 세제 개편은 주택 거래를 위축시키고 시장의 유동성을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할 경우 퇴로가 막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물 잠김'이 심화돼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세 원칙을 벗어난 과도한 세 부담이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법적·윤리적 논란 역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부작용 우려에도 현재 관계 당국은 이 대통령이 지적한 비거주자 장특공제를 축소하거나 점진적·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포함해 부동산 세제 개편을 전반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당장 공개적인 세제 개편 논의에는 선을 긋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세금 이슈가 확산될 수 있는 데다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시장 반응을 먼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방향은 이르면 7월 세제개편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미 한 차례 움직였다.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점 대비 수억원 낮춘 급매물이 3월부터 나오기 시작했고 일부 단지에서는 급매가 소진된 뒤 다시 호가가 오르는 흐름도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는 10일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중과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미 매도나 증여에 나선 만큼 남은 물량이 시장에 추가로 쏟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보유세와 장특공제 개편 방향에 따라 고가주택이나 비거주 1주택 매물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은 일단락되더라도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다주택자뿐 아니라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들도 매도 여부를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