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이 물가 자극해 금리 인하 부담스러운 상황양극화 구조 심화 … 금리 인상 시 어려움 가중 우려민간소비 필요 … 외환위기 대응 ‘비상계획’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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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대표적 비둘기파였던 신성환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퇴임 직전 매파적 메시지를 내놨다. 유가 급등과 물가 불확실성 확대로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시장에 긴축 경계 신호를 보낸 것이다.신성환 위원은 11일 간담회를 통해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앞서 2022년 7월 은행연합회 추천으로 금통위에 합류한 이후 12일부로 약 4년의 임기를 마치게 됐다.그는 금통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해 온 슈퍼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한은이 기준 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하는 와중에도 그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신 위원이 임기 중 소수의견을 낸 횟수는 7회에 달한다.다만 현재는 금리 인하를 논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이 신 위원의 설명이다. 중동 지역 국제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고, 미래 유가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점에서다.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통해 물가 상승에 압력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다.신 위원은 “지난해 8월 이후 금리가 동결됐지만 인하 분위기가 상당히 조성됐었는데 주택 가격 이슈가 등장하면서 인하가 어려워졌다”며 “이후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에 인하 시점을 저울질하던 도중 곧바로 중동 정세가 악화됐다”고 말했다.반도체 호황에 따른 물가 압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신 위원은 “반도체에서 발생한 이익이 세수로 들어가서 다시 실물경제로 돌아오는 과정에 물가에 대한 압력은 당연히 있다”며 “반도체는 자본집약적 산업이고 고용에 대한 부분도 영향이 크지가 않아서 물가에 대한 충격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신 위원은 양극화 상황에서의 통화정책에 한계를 느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10%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호황으로 경제 전체 지표는 좋게 나타나고 있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나머지 70~80% 부분에서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신 위원은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를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성장이 물가를 자극한다는 경제학 공식이 현재의 극단적인 양극화 구조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며 “소수 의견을 냈던 것은 물가에 대한 압력이 크지 않을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물경제를 위해 금리를 완화해주는게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었다”고 회고했다.양극화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졌을 때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 위원은 “각각 적절한 금리 수준이 다르지만 낙수효과로 선순환이 돼야하는데 연결고리가 약화된 상태”라며 “주가가 오르지만 내려간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훨씬 많은 것처럼 현재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가중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역설했다.고환율이 이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물경제 흐름에 비해 금융시장에서의 외환 유출 규모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신 위원은 “원화 저평가는 금융 시장에서의 쏠림 현상이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고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정책 당국이 외환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수단을 갖춰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신 위원은 경제 동력으로 작용하는 민간 소비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높은 저축율을 들어 설명했다. 노후 불안과 높은 주택 비용이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경제가 돌아가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민간에서 충분한 소비가 이뤄져야 하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저축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해서 잘 살고 잘 떠나는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마지막으로 신 위원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금융시장에서 장기적인 계획과 연구 검토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의 지혜가 한순간에 군중의 광기로 변하는 순간을 조심하면서 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며 “다만 시장에서 현실적으로는 선제 조치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일종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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