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 갈등에 주주 반발, 국민신뢰까지 잃어AI 반도체 전쟁 속 '해외여행 파업'까지공감대 잃은 노조, 얻을 것보다 잃을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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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총파업을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예전 같으면 대기업 노조의 파업은 사측과 노동자의 대립 구도로 읽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노조와 노조가 충돌하고, 노조와 직원들이 갈라서고, 주주와 시장까지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총파업을 앞두고 삼성전자 안팎에서 나오는 반응은 점점 더 냉랭해지고 있다.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세종 중앙노동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벌어졌다. 스마트폰·가전 등 DX 부문 중심 노조 간부들이 직접 회의장을 찾아와 "반도체 직원들 이야기만 하지 말고 DX 직원 목소리도 반영하라"고 항의했다. 같은 삼성전자 직원들끼리 "왜 우리를 빼고 협상하느냐"며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노동운동은 원래 '연대'를 기반으로 힘을 얻는다. 하지만 지금 삼성전자 노조를 둘러싼 모습에서는 연대보다 '부문 이익'이 먼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업노조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정작 협상 핵심은 DS(반도체) 부문 성과급 구조에 집중돼 있어서다.아이러니한 건 삼성 반도체가 지금 자리에 오기까지 결코 반도체만의 힘으로 버틴 게 아니라는 점이다. 불과 2023년만 해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연간 15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려 버텼고, 세트 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으로 회사 전체를 떠받쳤다.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과 지역사회의 인프라 지원, 수많은 협력업체들의 희생도 있었다. 지금의 삼성 반도체 경쟁력은 특정 사업부 하나의 성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다.그런 점에서 이번 총파업이 과연 국민적 설득력을 얻고 있느냐는 질문은 뼈아프다. 실제 여론은 싸늘하다.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생산 차질 가능성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글로벌 고객사 신뢰 문제와 국가 반도체 경쟁력까지 연결되면서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라 버텨야 할 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노조 지도부와 일부 조합원들의 모습 역시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총파업을 앞두고 해외여행 계획 이야기가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어차피 연차 쓸 거 파업 기간에 맞춰 쉬는 게 낫다"는 말까지 들린다. 물론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다. 하지만 국민들이 기대하는 노동운동의 모습은 적어도 '생존을 위한 절박함'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삼성전자 총파업에서는 절박함보다 '휴가 시즌' 같은 분위기가 먼저 읽힌다는 냉소가 나온다.삼성전자는 지금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 한복판에 서 있다. HBM 경쟁력 회복 여부가 회사의 미래는 물론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와도 직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총파업은 단순 임금협상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문제다.노동 운동은 숫자만으로 힘을 얻지 않는다.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미국 자동차노조(UAW)가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도 국민 다수가 "그들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감을 잃은 노동운동은 결국 고립된다. 지금 삼성전자 노조를 향한 시선이 바로 그렇다. '공정한 보상'이라는 구호보다 "결국 자기 밥그릇 싸움 아니냐"는 냉소가 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노동운동의 명분은 빠르게 약해진다.삼성전자 노사는 지금 마지막 갈림길 앞에 서 있다. 국민적 공감과 산업적 명분까지 잃어가며 밀어붙이는 강경 투쟁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질문이 남는다. 특히 지금의 삼성전자는 한 기업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상징성과 공급망 책임까지 짊어진 존재다. 노조 역시 그 무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늘 최후 사후조정에서라도 노사가 한발씩 물러나 함께 사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