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도권에 매입임대 9만가구 공급 … 6만호 규제지역 집중집값 '불장' 국면에 非 아파트 응급처방 … "수요 회복책 필요"낮은 자산가치·주거 품질 탓 외면 … "공공 재정 부담도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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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주택가. ⓒ뉴데일리DB
정부가 내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집중 공급한다. 비교적 빠른 공급이 가능한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 아파트 물량을 풀어 집값을 잡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비 아파트에 대한 시장 내 선호도가 현저히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정책 역시 '단기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정부가 근본적인 공급난 해소에는 손 놓은 채 보여주기식 숫자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이은 규제에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불장' 조짐을 보이자 땜질 처방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22일 국토교통부는 내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하고 이 중 6만6000가구는 서울·경기 등 규제지역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매입임대주택이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기존 주택이나 신축 주택을 사들여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공공임대주택 유형 중 하나다.정부는 비아파트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매입 물량을 늘려 집값 안정과 주택 공급 확대를 꾀한다는 목표다.이를 위해 우선 매입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전체 동 단위가 아닌 부분 매입을 허용하고 최소 매입 기준을 서울 19호·경기 50호에서 10호 이상으로 낮췄다. 기존주택 매입 시에는 규제지역에 한해 건축연한 제한도 적용되지 않는다.금융 지원도 강화했다. LH의 토지 확보 지원금을 토지비 최대 80% 수준으로 높이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대출 보증을 확대해 민간 사업자 초기 자금 부담을 토지비 10% 수준까지 낮췄다. 대금 지급 방식도 공정률에 따라 3개월 단위로 개선하기로 했다.정부가 부랴부랴 매입임대 확대에 나선 것은 집값 지표가 심상치 않은 까닭이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압박에 주춤했던 서울 집값은 불과 3개월만에 다시 상승폭을 키우며 '불장' 초입 국면에 이르렀다.임대차시장에서는 다주택자 규제로 매물이 빠르게 줄면서 역대 최악의 전·월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값 선행 지표로 꼽히는 전세가격은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이에 아파트보다 비교적 빠른 시기에 공급할 수 있는 빌라·오피스텔 물량을 늘려 시장에 안정 시그널을 주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하지만 비 아파트 선호도가 아파트보다 현저하게 낮다는 점에서 이번 매입임대 확대도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시장 내 중론이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비 아파트 공급 물량이 급감한 것은 애초에 수요 자체가 바닥 수준으로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규제 완화 등 수요 회복책이 선행돼야 공급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비 아파트를 지어도 공실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금융 부담을 낮춰준다고는 하지만 민간 사업자로서는 비 아파트 건설에 뛰어들기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비 아파트 수요가 낮은 요인으로는 아파트 대비 낮은 환금성과 자산가치, 주거 품질 저하 등이 꼽힌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한 채 단순히 물량만 늘리는 것은 '수요 없는 공급'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실제 국토교통부 '3월 주택통계'를 보면 1~3월 누적 비아파트 거래량은 4만246건으로 최근 5년간 동기 평균보다 15.7% 줄었다. 낮은 수요 탓에 거래량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앞서 제시한 주택 공급안이 지방자치단체 및 주민 반대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에 집값도 다시 뛸 조짐을 보이자 비 아파트 선 공급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며 "전·월세 물량 감소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임대 물량인데다 실수요 선호도도 낮아 근본적인 시장 안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공급 물량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급 규모 자체가 시장 전체 가격을 움직일 정도는 아니다"며 "이번에 제시된 물량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연 3만가구 수준인데 서울과 수도권 전체 임대차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가격 안정은 역부족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LH가 적극적으로 매입임대에 나설 경우 일부 부실 사업장으로 인해 공공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단기 매입보다는 비 아파트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임대사업 제도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