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2.6%·환율 1500원대 … 한은 긴축 압박 커졌다점도표 위로 이동하나 … 28일 금통위 ‘인상 깜빡이’ 촉각1분기 성장률 1.7% 깜짝 성장 … 반도체·AI 호황 영향8회 연속 동결 유력 속 신현송 첫 ‘매파 메시지’ 주목
  • ▲ 신현송 총재 ⓒ한은
    ▲ 신현송 총재 ⓒ한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첫 금융통화위원회 데뷔전에 나선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환율·물가·유가 불안이 겹치면서 시장은 신 총재의 첫 '매파 메시지'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통위는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로, 시장에서는 8회 연속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관심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신 총재의 첫 메시지와 점도표 변화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금리 인상 여건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로 한국은행 목표치(2%)를 두 달 연속 웃돌았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2.2%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1년 후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2.8%로 높은 상태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변동성까지 겹치며 물가 상방 압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 변수도 부담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최근 장중 1518원까지 돌파한 뒤에도 1500원대 수준의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 변동폭이 20원 안팎까지 확대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시장 불안도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미국보다 낮은 금리 수준이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신 총재 역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중동 리스크가 근원물가나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된다면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국제결제은행(BIS) 시절부터 금융 불균형과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선제 대응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시장에서는 첫 금통위부터 긴축 기조를 분명히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최근 긴축 발언이 늘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언급했고, 신임 김진일 금통위원도 "보험 차원에서라도 금리를 반 클릭 정도 높게 가져가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 내부 분위기가 점차 '매파 모드'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성장 흐름은 예상보다 강하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7%를 기록했다. 미국(0.5%)과 중국(1.3%)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영향이 컸다. 한국금융연구원과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 초반에서 2% 후반대로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 함께 발표되는 경제전망도 시장의 핵심 변수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동시에 상향 조정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이번 금통위에서 공개되는 두 번째 점도표에서 금통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얼마나 위로 이동했는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지난 2월 공개된 첫 점도표에서는 6개월 내 0.25%포인트 인상 의견이 1개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물가와 환율 환경이 급변한 만큼 이번에는 연 3.0% 수준 이상의 금리를 예상하는 점들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점도표 변화 자체가 사실상의 '인상 깜빡이'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제 금리 인상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내수 회복세가 여전히 약하고 가계부채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신 총재가 취임 직후 첫 회의부터 긴축 사이클 재개를 선언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의 '매파적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리는 유지하되 환율과 물가 대응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향후 인상 가능성을 시장에 미리 경고하는 방식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이번 금통위는 금리 자체보다 신 총재의 첫 메시지와 점도표 변화가 핵심"이라며 "시장은 이미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