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BIS 이사 선출 … 한은 총재 3회 연속 핵심 무대 진입환율 1500→1470원 급변, 소비자물가 2.6% 재상승美 금리 인하 기대 후퇴 … 골드만 “연준 첫 인하 12월”28일 첫 금통위 시험대 … 신 총재 첫 정책 메시지 주목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직후 '친정’인 국제결제은행(BIS) 무대에서 글로벌 중앙은행 기류 점검에 나섰다. 환율은 1470원대를 오르내리고 물가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 가운데, 시장은 신 총재가 어떤 문제의식과 정책 방향성을 들고 돌아올지 주목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총재는 지난 8일 출국해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BIS 총재회의와 세계경제회의, 주요 신흥시장국 중앙은행 총재회의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3일 귀국할 예정인 신 총재는 취임 직후 첫 국제 일정으로 글로벌 중앙은행 수장들과 환율·물가·금융시장 변동성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 총재는 지난 11일 BIS 정례 이사회에서 BIS 이사로도 선출됐다. 임기는 3년이다. BIS는 전 세계 63개국 중앙은행과 통화당국이 참여하는 국제 금융협력 기구로, 글로벌 금융안정과 중앙은행 간 정책 공조를 논의하는 핵심 무대로 꼽힌다. BIS 이사회는 조직 전략과 주요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한다.

    신 총재의 선임으로 한은은 이주열·이창용 전 총재에 이어 3회 연속 BIS 이사직을 맡게 됐다. 시장에서는 신 총재가 BIS 조사국장과 경제고문 등을 지낸 대표적인 국제통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중앙은행 네트워크 내 영향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금융시장은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장중 1500원을 돌파했다가 다시 1470원대로 내려왔지만 하루 변동폭이 20원 안팎에 달하는 고변동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475.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 불안은 물가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전달보다 높아졌고, 기대인플레이션도 2% 후반대로 올라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를 최대 0.5%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유가 변동성까지 겹치며 물가 상방 압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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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성장 흐름은 예상보다 강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8%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수출 회복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영향이다. 총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6%대로 높였다. 다만 성장 동력이 반도체와 일부 대기업 수출에 집중되며 내수와 체감경기 회복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변수도 부담이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와 소비 흐름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12월로 제시했고, 일부 연준 인사들은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가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통화정책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대표적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신성환 금통위원조차 최근 "지금은 금리 인하를 논하기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물가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율 상승과 유가 불안이 다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 관심은 자연스럽게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신 총재 체제에서 처음 열리는 금통위인 만큼 기준금리 결정 자체보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시장 안정 메시지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장 강한 금리 시그널을 내놓기보다 환율과 물가 흐름, 미국 통화정책 변수 등을 점검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신 총재 앞에는 쉽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금리를 내리면 환율과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반대로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 내수와 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물가·성장·자본 흐름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국면에서 한은의 정책 선택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신 총재가 BIS 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중앙은행들과의 정책 공조 방향과 시장 안정 대응 기조를 점검한 뒤, 28일 금통위에서 첫 정책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 강한 금리 시그널을 내놓기보다는 환율과 기대인플레이션, 글로벌 자금 흐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며 향후 정책 방향성을 조율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국제금융 전문가는 "지금은 단순히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문제가 아니라 환율·물가·성장·자본 이동이 동시에 얽힌 복합 국면"이라며 "BIS 회의 이후 신 총재가 어떤 문제의식과 메시지를 내놓느냐가 향후 시장 기대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