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전면 파업 예고에 반도체 건설현장 긴장통합교섭 요구 놓고 노조·제조사 입장차 평행선노동자 지위 인정 시 건설원가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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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미콘운송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4년 운반비 인상 단체교섭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레미콘운송노동조합의 수도권 조합원들이 다음달 8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수도권은 전국 레미콘 물량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지역이다. 운송 중단이 현실화되면 일반 건설 현장은 물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가 핵심 산업시설 공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총파업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공사 지연 리스크까지 짊어지게 됐다.29일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28일 수도권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적 조합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수도권 재적 조합원 7517명 중 87.8%가 휴업에 찬성했으며, 노조는 오는 6월 8일부터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믹서트럭 대여업 전면 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레미콘운송노조는 건설 현장에 레미콘을 운송하는 차주들로 구성된 단체로, 이들은 레미콘 제조사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법적 지위는 개인사업자지만 레미콘 제조사로부터 운반비를 지급받고 있으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되는 만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에 수도권 건설 현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도 레미콘 수급 차질 영향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특히 최근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도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부담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타워크레인 노조는 삼성전자 반도체 건설 현장을 포함한 전국 공공공사 현장의 약 85%에서 가동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업계에서는 타워크레인 노조 총파업과 레미콘 운송 중단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의 차질 가능성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노조는 레미콘 제조사들이 5차례에 걸친 통합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아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다만 제조사 측이 협상에 나설 경우 언제든 파업을 철회할 수 있다고 전했다.레미콘운송노조 관계자는 "14개 권역별로 협상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동일한 기준의 운송비 협상을 위해 통합교섭을 요구하고 있다"며 "수도권에는 전국 물량의 약 55%가 집중돼 있는 만큼 조속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 ▲ 2024년 협상 당시 올해 운반단가 조정액은 당해년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협상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독자 제공
반면 레미콘 제조사들과 한국레미콘공업협회는 개인사업자인 레미콘 운송차주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지 않은 만큼 협상에 응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앞서 노조는 2024년 4월 111개 레미콘 회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제조사 측이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사업장 게시판 등에 공고하지 않자 노조는 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을 신청했다.이에 고용노동부 소속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두 레미콘 운송차주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노조 측 신청을 기각했다.반면 올해 2월 서울행정법원은 레미콘운송노조가 중노위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재심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으며, 제조사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제조사 측은 단체교섭에 응할 경우 레미콘운송노조의 노조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비칠 수 있어 항소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존의 권역별 협상을 고수하고 있다.아울러 운송비 인상을 위한 파업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제조사 측은 2024년 수도권 협상 당시 올해 운송비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협상하기로 했지만, 현재 레미콘 출하량이 IMF 외환위기 수준 이하로 급감했음에도 다른 지역 협상 사례를 고려할 때 운반비 인하는 사실상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레미콘 가격은 2009년 5만6200원 대비 77%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레미콘 운반비는 같은 기간 150% 인상돼 레미콘 가격 상승률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레미콘 제조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운송사업자들의 노조 지위가 인정된 이후다.제조사들은 향후 운송사업자들이 레미콘 제조사를 넘어 원청인 건설사를 상대로 직접 단가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이 경우 운송비 인상 압력이 커져 건설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분양가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실제로 평택 삼성 현장과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현장의 경우 운송사업자들이 건설사와 직접 운송비를 협상했으며 협상 과정에서 배제된 레미콘 제조사들은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운송비를 기준으로 현장과 계약했다는 설명이다.이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현장에서는 운송사업자들이 토요일 4회전 운반 조건으로 하루 150만원의 운송비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총파업 위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의 N% 성과급' 논의가 전 산업 영역으로 번지면서 노동계 전반의 보상 요구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에도 매년 파업을 반복해 단가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건설사 대상 직접 교섭이 현실화될 경우 운반비 인상 요구에 따른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