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인사이트' 특별 강연서 AI 시대 인재상·국가 전략 제시"생각·적응·공감·바디스킬 중요… AI Nation 위해선 3S 필요"
  •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AI 시대 인재상 변화와 국가 차원의 AI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지난 28일 방송된 KBS1TV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2 : 최태원의 대답>에 출연해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AI 산업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고 사업을 함께 하면서 갖게 된 관점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방송은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인재전쟁' 후속 시리즈다. 지난해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에 이어 올해는 '차이나 스피드, 코리아 딜레마'를 통해 AI 시대 중국의 변화 속도와 한국 사회의 구조적 과제를 조명했다.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 중요"
    최 회장은 현재 인간이 질문하면 답하는 '리즈닝(Reasoning) AI' 시대를 지나,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Agentic) AI'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능력 차이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며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 역시 AI를 얼마나 빨리,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인간 수준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오면 인간 사이의 생산성과 지식 격차는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두 사람의 능력치가 각각 10과 100이라면, AGI 시대에는 모두에게 1000 수준의 역량이 더해져 상대적 격차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미래에는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보다 인간과 AI를 어떻게 연결하고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며 특정 분야 전문성에 집중한 스페셜리스트보다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제너럴리스트형 인재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AI가 업무 상당 부분을 대신하면서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잡(Multi-job)' 시대가 가능해지고, 기존 '9 to 6' 중심 근무 방식과 정형화된 직업 개념도 변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시대 핵심 경쟁력 '4가지 근육'
    최 회장은 AI 시대 인간이 갖춰야 할 핵심 경쟁력으로 ▲생각 근육 ▲적응 근육 ▲공감 근육 ▲바디 스킬(Body Skill) 등 이른바 '4가지 근육'을 제시했다.

    그는 "지식을 빨리 습득하고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훈련은 이제 AI로 대체된다"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실패 이후에도 다시 적응하고 새로운 선택을 이어갈 수 있는 적응력과 회복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AI의 공감 능력은 상당히 제한된다"며 인간만의 공감 능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악·미술·스포츠 등 인간의 신체 활동을 통한 가치 창출 역시 중요해질 것이라며 바디 스킬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AI와 공존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I Nation 위해선 3S 필요"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경쟁력 있는 'AI Nation'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Speed(속도) ▲Scale(규모) ▲Safety(안전) 등 '3S'를 제시했다.

    그는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 속도를 높이고 대규모 AI 인프라와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국민이 안전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 기반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AI Factory ▲AI for All ▲AI City 구상도 소개했다.

    최 회장은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AI를 생산하는 AI 팩토리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AI 산업을 뒷받침할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교육·행정·헬스케어 등 일상 전반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AI for All' 비전과 함께, 새로운 기술과 제도를 실험할 수 있는 'AI City' 필요성도 제안했다. 완벽한 제도를 기다리기보다 전문가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산업·교육·행정 시스템에 AI를 적용해보는 샌드박스형 실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공대·과학기술도 충분히 매력적 선택지"
    최 회장은 강연 후 관객들과의 즉석 문답을 통해 AI 시대 진로와 교육 방향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의대에 대한 인식이 틀렸다기보다는 공대와 과학기술 분야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사회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직업이나 스킬만으로 평생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전인적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AGI 시대가 오기 전까지의 전환기를 잘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엔지니어 육성과 함께 해외 인재 유치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AI 인재는 단순히 공대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래 세대가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공존할 수 있도록 교육과 사회 시스템 역시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