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 출범 … 기존 조직 두고 또 신설'옥상옥' 논란에 과잉·표적 조사 우려까지 "기업 옥죄기" 규제 비대화가 부른 '로비시장' … 전관 특수 더 키울 듯"지금도 광범위 규제, 기업 경영 활동 위축될 것" 재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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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노무현 정부가 2005년 폐지했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의 그림자가 21년 만에 다시 돌아오고 있다.공정위가 대규모 담합, 플랫폼 독과점, 대기업집단 사건 등을 전담할 40명 규모의 '중점조사기획단' 신설을 추진하면서 재계에서는 "이름만 바뀐 조사국의 부활"이라는 말이 나온다. 신속한 사건 처리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과거 조사국이 남긴 과잉 조사와 기업 위축의 역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점조사기획단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플랫폼, 민생밀접 독과점 부문, 대기업 집단 등 중대 법위반 행위 및 대규모·복합 사건에 대한 조사 체계 구축을 위해 40명 규모의 국(局) 단위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하고, 3개 과(중점조사 1․2․3담당관)를 배치한다는 구상이다.주 위원장은 "중점조사기획단은 난이도가 높은 중대 사건을 신속히 적발 시정하는 특수조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렸던 조사국 기능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다.문제는 공정위가 이미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집단감시국, 카르텔조사국, 시장감시국 등 기존 조직만으로도 대기업과 플랫폼 기업에 대한 조사 권한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별도 특수조직을 만드는 것은 결국 특정 사건에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재계 시각이다.실제로 공정위는 올해 초 이미 167명 규모의 인력 증원을 확정하고도 추가 인력 증원을 추진해 6월까지 총 237명 규모의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이에 따라 조직 규모는 1년 만에 60% 이상 불어날 전망이다. 공정위 정원은 1051명으로 불어난다. 정부 부처 가운데서도 이례적인 수준의 몸집 불리기다.재계가 더욱 긴장하는 이유는 과거 조사국의 기억 때문이다. 공정위 조사국은 1996년 출범 이후 대기업 부당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지배구조 문제 등을 집중 조사하며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다. 당시 조사국은 계좌추적권과 금융자료 요구권 등을 활용해 대기업집단을 상대로 전방위 조사에 나섰고, 기업들은 정기적으로 공정위 조사에 대비해야 했다.하지만 조사국은 시간이 흐르면서 과도한 권한 행사 논란에 휩싸였다. 정권의 정책 방향에 따라 특정 기업이나 특정 업종을 집중 겨냥한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결국 노무현 정부는 2005년 12월 조사국을 폐지했다. 당시 정부는 공정위를 기업 사정기관이 아닌 카르텔 방지와 소비자 보호 중심의 시장 감시기관으로 재편하겠다고 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칼날을 대기업을 향하는 일이 반복됐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조사국 역할을 할 기업집단국 신설이 추진돼 논란이 일었고,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대기업 조사를 전담하는 기업집단감시국을 만들었다.이번 중점조사기획단은 사실상 과거 조사국의 역할을 계승할 것이란 점에서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기존 대기업 및 플랫폼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 위에서 군림하는 '옥상옥' 조직이 될 수 있다.규제가 강화될 수록 로비 시장도 함께 커지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조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정위 출신 전문가를 찾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로비와 자문 수요 증가로 연결된다. 규제가 규제를 먹여 살리는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공정위의 경우 최근 5년간 공정위 출신 공직자 12명이 로펌에 취업했다.특히 최근 공정위가 법원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 급식 몰아주기 사건, 네이버 쇼핑 알고리즘 사건,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사건 등 굵직한 제재를 내세워 성과를 홍보했지만 상당수가 법원에서 뒤집혔다. 조사 속도와 실적을 위해 무리하게 제재에 나섰다가 법리 싸움에서 허점을 보인 것이다.곧 출범하는 중점조사기획단 역시 개국 실적을 내기 위해 대기업을 대상으로 전방위 조사에 나섰다가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대기업집단 지정, 내부거래 공시, 사익편취 규제 등 기업 지배구조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규제하는데, 과거 조사국 역할을 할 중점조사기획단까지 출범하면 기업들의 규제 부담은 커지고 경영 활동을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