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사 거래소 쟁탈전 가열, 발행·유통 연합군 구성 속도발행부터 결제·정산·송금 총괄, 자체 기술로 비교우위운영 역량에 중점 둔 내재화 추진 … 글로벌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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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은행권 중심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앞두고 KB금융지주가 원천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종 산업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기술 자립을 통해 비교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권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와 대형 증권사들은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은행 중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을 부여하는 등 규율 체계를 다룬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은행과 증권사가 법적으로 코인 발행권을 가지더라도, 실질적인 유통 채널인 거래소를 우군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발행된 코인이 고립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유통망 없으면 고립, 거래소 쟁탈전 격화

    지난달 15일 하나금융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1조원대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이 방아쇠 역할을 했다. 이어 한화투자증권이 시차를 두고 두나무 지분율을 기존 5.94%에서 9.84%로 끌어올리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코빗 지분 92%를 취득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고, 한국투자증권도 코인원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가상자산 거래소 쟁탈전 속에서 KB금융도 은행과 핀테크를 중심으로 협력망을 넓히고 있지만, 핵심 기술은 직접 확보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KB금융은 신한금융·IBK기업은행·BNK금융·토스 등과 비공개 디지털자산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은행·핀테크·거래소를 아우르는 대규모 컨소시엄 구축에 나선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체계 구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KB금융이 구상하는 협력 생태계의 한 축에는 토스와 빗썸이 자리하고 있다. 토스와 협력 방식은 KB국민은행이 발행을 주도하고 핀테크 플랫폼 토스가 유통을 맡는 역할 분담 형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는 빗썸 역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망이자 향후 확장 기반으로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KB금융은 동맹 구성만큼이나 기술 자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경쟁사들과는 구분된다. 스테이블코인 자체 발행은 물론 결제와 정산, 송금을 총괄하는 기술 인프라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향후 연합 구도가 바뀌더라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17일 KB금융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개념증명(PoC)을 마쳤다. 키오스크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부터 가맹점 정산, 해외송금까지 서비스를 연결한 것. 기존 국제송금 방식(SWIFT)은 수일씩 소요된 것과 다르게 블록체인 기반 송금은 3분 이내 전 과정을 마쳤고, 수수료도 약 90%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 자체 기술력 키우는 KB … AI 결제 시대까지 대비

    KB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DT 추진부와 AI금융 1, 2센터를 결합한 TF와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상용화에 대응 중이다. 발행부터 통제와 정산을 아우르는 운영 역량에 방점을 두고 내재화를 추진한다는 차원이다. 이는 향후 인간의 개입 없이 금융 거래를 하는 'AI 에이전트 경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통합 기술검증도 외부 블록체인 메인넷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인력이 중심이 돼서 진행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외부 플랫폼은 결제와 정산, 송금 과정에서 다리 역할을 했을 뿐 발행부터 송금까지 전 과정을 직접 설계했다.

    KB금융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에만 갇히지 않고 글로벌 호환성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USDC 발행사 '서클'과 상호운용성을 위해 발행·관리 플랫폼인 ‘민트’를 활용한 기술 검증을 수행한 바 있다. 결제와 발행 등 폭넓은 영역에서 논의하며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과 무역결제까지 파트너십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지급결제 인프라와 디지털 금융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며 "정부와 시장의 요구사항에 발맞춰 안정적이고 신뢰도 높은 방식으로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