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예대율 100~110%, 국내 은행권 구조적 취약성 부각인터넷은행 요구불예금 기반 흔들 … 저원가 조달 비상결제 기능까지 대체 우려 … 수수료 수익 감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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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국내 은행권의 수익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예금 이탈과 결제 수수료 감소 가능성이 동시에 커지면서 예대율이 높은 시중은행과 요구불예금 의존도가 큰 인터넷은행이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10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예금 수취와 결제 중개, 신용 창출 등 은행의 핵심 기능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국채·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가치 변동성을 최소화한 디지털 자산이다. 기존 가상자산과 달리 가격 안정성이 높아 실질적인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가장 큰 우려는 예금 이탈이다. 소비자 자금이 은행 예금 대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금으로 이동하면 은행의 유동성과 대출 재원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권은 구조적으로 이런 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평가다.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원화 예대율은 100~110%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인 약 80%를 크게 웃돈다. 예금만으로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은행채 등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데, 예금이 빠져나가면 대출 축소나 조달 비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인터넷전문은행도 비상이다. 인터넷은행은 요구불예금 중심의 저원가 조달 구조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는데, 스테이블코인이 송금·결제 기능을 대체할 경우 핵심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경우 인터넷은행의 수익성 하락 폭이 시중은행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결제 수수료 감소 우려도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이 상거래와 해외 송금 등 지급결제 영역으로 확산될 경우 기존 은행 결제망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단순 예금 감소를 넘어 은행 본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글로벌 금융권은 이미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마련을 추진 중이고, 유럽연합(EU)은 가상자산 통합 규제 체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은행 중심의 보수적 규제를 도입했으며, JP모건과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무역금융 사업 확대에 나선 상태다.다만, 보고서는 위기와 동시에 기회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은행들이 보유한 고객 신뢰와 금융 인프라를 활용하면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형 시중은행은 독자적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나 결제 인프라 사업 참여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인터넷은행 역시 조달 구조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의 영향은 준비금 규제와 발행 주체, CBDC와의 관계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은행권도 규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면서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