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AI 특별보증 2조 신설, 최대 95%·딥테크는 100% 보증강승준號 첫 국정과제 … 공급 확대 속 건전성 관리 시험대장기이용기업 56.7% 부실 위험군 … 기존 보증도 경고등승인액 집계도 초기 단계 … 사후관리 체계 고도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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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AI 육성 드라이브에 맞춰 신용보증기금이 대규모 보증 지원에 나서고 있다. 첨단산업 지원을 위해 정책금융이 전면에 나섰지만, 떠안는 위험도 커지면서 신보 안팎에서는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권과 정책금융기관에 따르면 신보는 올해 AI 첨단산업 특별보증과 딥테크 맞춤형 보증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강승준 신보 이사장은 국정과제 추진위원회를 가동하고 AI 특별보증을 포함한 20개 중점 과제를 직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금융 확대가 강 이사장 체제의 대표 과제로 자리 잡은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증 조건이다. 금융위원회와 신보는 정부 재정 800억원을 바탕으로 총 2조원 규모의 AI 첨단산업 특별보증을 신설했다. AI·반도체·바이오·방산·콘텐츠 기업이 대상이며 최대 95% 보증비율과 보증료 우대 혜택이 적용된다.

    딥테크 특화보증은 지원 강도가 더 높다. 스타트업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해당 상품은 최대 100% 보증 구조다. 기업당 최대 70억원, 최장 11년까지 지원할 수 있다. 일반 보증과 비교하면 지원 기간은 길고 보증 비율은 높다.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와 실적이 부족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지만 사실상 정책금융기관이 위험 대부분을 부담하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공급 확대 속도에 비해 관리 체계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AI 특별보증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본격 취급되기 시작했지만 승인 건수와 집행액, 보증 유형별 실적을 별도로 관리하는 체계는 아직 정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기업특성코드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어 관련 통계를 즉시 산출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장에서는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I 특별보증 전담 심사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기보다 기존 영업점과 지역본부가 다른 보증상품과 함께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영업점 관계자는 "AI 지원 자체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공급 규모가 커질수록 심사와 사후관리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기술기업 특성상 초기에는 성장성이 높아 보여도 향후 사업화 과정에서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신보의 기존 건전성 지표도 경고음을 내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신보 보증을 10년 이상 이용한 장기이용기업 4485곳 가운데 56.7%가 성장 정체 또는 신용도 약화 등 부실 위험군으로 분류된 사실이 공개됐다. 우량기업 비중은 0.9%에 불과했다. 장기이용기업 보증잔액은 최근 5년 사이 37.6% 증가했다.

    자영업 부실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신보의 도소매업 대위변제액은 2020년 4135억원에서 지난해 7531억원으로 82% 넘게 증가했다. 반면 회수율은 28.5%에서 8.2%까지 떨어졌다. 기존 보증 부실 관리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AI·딥테크 분야까지 고비율 보증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과 정책금융기관 간 위험 분담 구조가 갈수록 기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증비율이 95~100%에 달하면 은행은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기업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은 결국 신보와 재정이 부담하게 된다. AI 산업 육성의 비용이 장기적으로 정책금융기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신보 내부에서도 공급 확대만을 성과로 평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벤처 붐이나 태양광 정책금융처럼 공급 실적만 앞세우다 보면 몇 년 뒤 부실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지원 규모 확대와 함께 사후관리 체계와 리스크 평가 모델도 동시에 고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AI 산업 육성 자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얼마나 많이 지원했느냐보다 얼마나 건전하게 관리했느냐가 결국 정책금융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