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주 "휴온스랩,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성공" 주장회사, 텀싯 논의 상대 2곳 인정 … "계약·실사 계획 없다" 반박투자업계 "자금난 해소돼야 기술이전 논의 진전" … 합병 여부 관건
  • ▲ 휴온스 본사 전경. ⓒ휴온스
    ▲ 휴온스 본사 전경. ⓒ휴온스
    [편집자주]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 측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소액주주들은 가치 이전, 승계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다. 뉴데일리는 휴온스랩 합병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 논란의 마지막 쟁점은 기술이전 가능성이다. 휴온스랩의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플랫폼 '하이디퓨즈'를 두고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미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됐거나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은 '계약 확정'이 아니라 '조건 협의 단계'에 가깝다. 회사도 주주간담회에서 텀싯 논의 단계에 있는 회사가 두 곳 정도 있다고 밝혔지만 계약 체결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글로벌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휴온스랩이 글로벌 매출 상위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휴온스랩이 휴온스에 흡수합병되기 전 이미 기술이전 성과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기술이전 확정설이 확산된 배경에는 휴온스랩의 기술 가치가 있다. 휴온스랩은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하이디퓨즈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SC 제형 전환 기술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방어와 투약 편의성 개선을 위해 주목하는 분야다. 국내에서는 알테오젠이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휴온스랩의 기술이전 가능성도 이번 합병 논란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만약 휴온스랩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합병가치 산정과 합병 시점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기술이전이 아직 조건 협의 단계에 있다면 회사가 주장하는 자금 확보 필요성과 합병 불가피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특히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휴온스랩이 이미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휴온스랩이 비상장 자회사라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상장사가 체결한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과 달리 비상장 자회사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의 경우 자율공시에 해당된다. 

    그러나 회사 측은 기술이전 확정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송수영 휴온스 대표는 주주간담회에서 휴온스랩의 기술이전과 관련해 계약한 것도 없고, 계약 조건이 확정된 것도 없으며, 실사 계획이 잡힌 것도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기술이전이 임박했거나 이미 확정됐다는 일부 주주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다만 회사가 글로벌 제약사와의 논의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 송 대표는 당시 간담회에서 텀싯을 주고받으며 조건을 맞춰가고 있는 회사가 2곳 정도 있다고 밝혔다. 

    즉, 휴온스랩의 하이디퓨즈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잠재적 파트너는 존재하지만 아직 실사나 최종 계약 단계로 넘어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하려면 우선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후보 물질을 상대 회사에 제공해야 한다. 상대 회사가 데이터를 검토한 뒤 조건을 협의하는 텀싯 단계를 지나 조건이 맞으면 실사가 진행된다. 이후 계약 조건 확정과 최종 계약 체결을 거쳐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이 성사된다.

    현재 휴온스랩의 기술이전 논의는 최종 계약 직전 단계라기보다 조건을 조율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텀싯은 계약 체결을 위한 중요한 절차이지만 그 자체가 계약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사 과정에서 기술력을 포함해 생산 준비, 품질관리, 재무상태 등이 검토되는 만큼 논의가 언제든 지연되거나 보류될 수 있다.

    ◆투자업계 "글로벌 빅파마, 기술만 보지 않아 … 자금 여력도 검증"

    투자업계에서도 기술이전 확정설은 실제 진행 상황보다 과장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휴온스랩의 SC 제형 전환 기술 자체는 실체가 있고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영역"이라면서도 "이미 특정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이 체결됐다는 식의 이야기는 시장에서 와전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술이전 논의의 관건으로 자금 여력과 사업화 기반을 꼽았다. 그는 "빅파마들은 기술만 보는 게 아니라 회사가 계약 이후 실제로 돈을 동원할 수 있는지, 생산 준비가 가능한지를 검증하고 간다"며 "휴온스랩은 자금 조달에 계속 실패하면서 라이선스아웃 자체도 거의 펜딩(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을 넣어야 하는데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결국 자금 문제가 풀려야 기술이전 논의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온스랩의 자금난이 기술이전 논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다. 휴온스랩은 지난해 매출 8381만원, 당기순손실 101억8936만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18억원 수준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특히 하이디퓨즈와 같은 플랫폼 기술은 단순 기술만으로 계약이 완성되기 어렵다.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후보물질 적용 가능성뿐 아니라 생산 공정, 품질관리, 공급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기술이전 계약 이후 실제 상업화 단계까지 이어지려면 회사가 이를 뒷받침할 재무적 체력과 운영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는 휴온스그룹이 합병을 추진하는 논리와 맞닿아 있다. 휴온스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휴온스랩의 연구개발 자금과 사업화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휴온스랩의 기술이전 확정설 논란은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기술이전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확정설은 실제 진행 상황보다 앞서간 것으로 보인다. 최종 계약을 위해서는 자금난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합병이 기술이전을 위한 현실적 선택지라 하더라도 주주 논란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휴온스랩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남아있는만큼 향후 가치 상승분이 어느 회사와 어느 주주에게 귀속되는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휴온스랩이 휴온스에 흡수합병되면 하이디퓨즈의 기술이전 성과는 휴온스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지주사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이 핵심 자산 이전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는 이유다.

    휴온스글로벌은 합병신주 일부를 일반주주에게 현물배당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일부 주주들은 보상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기술이전 가능성이 남아 있는 자산을 휴온스로 이전하는 만큼 합병가치와 주주환원 방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휴온스그룹이 이 같은 논란을 넘어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다음 달 휴온스글로벌 임시주총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