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지난해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 출자 의결 후 나흘 만에 철회대주주 신동국 회장, 의료기관 참여 불확실성 이유로 사업 추진 반대시니어 레지던스 흥행, 경쟁사 진출 러쉬 … 미래 먹거리 상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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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시니어 레지던스가 제약바이오업계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미약품그룹이 대주주의 입장 번복으로 미래 먹거리 선점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29일 업계에 따르면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옛 쉐라톤 팔래스호텔 부지 복합개발사업인 '포스 힐 반포' 시행법인 폴코리아반포PFV와 웰니스 시설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양측은 단지 내 메디컬 허브(웰니스 시설) 조성과 웰니스 서비스 기획, 의료 연계 서비스 협력, 관련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포스 힐 반포는 지하 9층~지상 49층 규모의 대형 메디컬 리커버리 복합단지로 조성되는 사업이다. 이 단지에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럭셔리 호텔, 리테일·식음료 복합공간 등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가톨릭대는 산학협력단과 기술지주 자회사 힐마루케어를 통해 메디컬 허브센터 운영 방향과 서비스 모델 구체화에도 참여한다.이번 협약은 한미약품그룹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다.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해 6월 5일 폴캐피탈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에 160억원 이상을 출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동국 회장도 해당 안건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6월 9일 열린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은 급작스레 철회됐다.신 회장이 서울성모병원의 사업 참여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기존 입장을 바꾸며 사업 중단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사회에서 의결됐던 사업은 나흘 만에 백지화됐다.그러나 최근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이 폴코리아반포PFV와 협약을 맺고 메디컬 허브 조성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신 회장 측이 내세웠던 반대 명분이 힘을 잃게 됐다.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가톨릭대 의료 인프라와의 연계가 사업의 핵심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이 문제는 소송으로 비화됐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신동국 회장은 이와 관련 600억원 규모 주주간계약 위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입장 번복이 한미약품의 핵심 사업 추진을 가로막았고 결과적으로 회사와 주주가 누릴 수 있었던 사업 기회를 상실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업황을 보면 해당 사업 철회는 더 아쉬운 결정으로 남는다. 한국이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의료·돌봄·호텔식 서비스를 결합한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최근 서울 용산구의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 바이 파르나스'는 111가구 모집에 1483명이 몰려 평균 13.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전용면적은 50대 1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입주 보증금이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고가 상품임에도 수요가 몰린 것은 헬스케어와 결합된 프리미엄 시니어 주거 시장의 성장성을 보여준다. 단순 주거시설을 넘어 건강관리, 의료기관 연계, 식음료, 문화·여가 프로그램을 결합한 고급 시니어 레지던스가 새 먹거리로 부상한 것이다.타 제약사들도 이 같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근당은 계열사 종근당산업을 통해 서울 강동 '벨포레스트'와 분당 '더헤리티지너싱홈'을 운영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계열사 대웅개발을 통해 경기 하남에 시니어 레지던스 '케어허브'를 조성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계열 차헬스케어도 서울 용산의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에 의료·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반면 한미그룹은 그동안 쌓아온 헬스케어 역량을 기반으로 해당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게 됐다. 특히 반포라는 입지, 가톨릭대 의료 인프라와의 연계 가능성, 프리미엄 시니어 주거 수요를 고려하면 단순 재무투자 이상의 전략적 의미가 있었던 사업이라는 평가다.시장에서는 이사회에서 이미 의결된 사업이 대주주의 입장 변화로 단기간에 중단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 추진 여부가 단기간의 판단 번복으로 뒤집힌 것은 지배구조 리스크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업계 관계자는 "시니어 레지던스는 초고령사회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헬스케어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 사업분야"라며 "강남권 핵심 입지와 의료기관 연계가 가능한 사업이었단 점에서 주주들은 매우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