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임시주총 일정 재공개 예정최대주주 의결권 합산 3%룰 적용해야 … 소액주주 입김 세질듯합병신주 26만주 배당 등 주주보호 충분성도 핵심쟁점 부각
  • ▲ 휴온스 본사 전경.ⓒ휴온스
    ▲ 휴온스 본사 전경.ⓒ휴온스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 논란이 한국거래소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새 국면에 들어섰다. 휴온스글로벌은 가이드라인이 반영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방식과 새 임시주주총회 일정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액주주 측은 이번 합병을 중복상장 규제 회피 성격의 우회상장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어 실제 합병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글로벌은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발표함에 따라 자회사인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 관련 임시주주총회 일정을 조만간 다시 공개할 방침이다.

    당초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3일 임시주총을 열고 휴온스의 휴온스랩 흡수합병에 대한 주주 의견을 물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지면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방식 등을 확정하지 못했고 결국 주총 일정을 연기했다.

    휴온스글로벌 측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준용하겠다는 대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세부 항목과 주주총회 시기 등을 정해 공시해야 하는 만큼 꼼꼼히 검토 중이며 최대한 빠르게 정리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쟁점은 휴온스글로벌이 새 주총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반주주 의사를 확인하느냐다. 거래소 가이드라인은 중복상장 특례 기준을 일반 질적심사에 더해 적용되는 추가 조건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우회상장 심사뿐 아니라 모회사 이사회 의무, 주주보호 방안, 영업·경영 독립성 등도 함께 검증받아야 한다.

    거래소는 중복상장 특례 기준과 일반 질적심사가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관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복상장 기업이라면 일반 상장기준과 중복상장 특례심사 기준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반 질적심사가 기업의 계속성, 투명성 등 기본 요건을 보는 절차라면, 중복상장 특례심사는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추가로 적용되는 기준이다.

    이에 따라 휴온스랩이 중복상장 적용 대상에 해당할 경우 심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합병비율이 적정한지, 우회상장 일반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넘어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과 주주보호 방안의 실효성까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과정에서 첫 번째 변수는 휴온스랩이 '저비중 자회사'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다. 저비중 자회사로 인정되면 중복상장 시 모회사 주주동의 절차가 면제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회사의 자산이 모회사 연결 자산의 10% 미만이어야 하고, 자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최근 3개 사업연도 평균 기준으로 모회사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의 10% 미만이어야 한다.

    휴온스랩은 재무지표만 놓고 보면 저비중 자회사 요건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휴온스랩의 2025년 자산은 82억6200만원으로 휴온스글로벌의 2025년 연결 자산 1조5599억원 대비 약 0.53% 수준이다. 최근 3개년 평균 매출도 휴온스랩은 약 9400만원, 휴온스글로벌은 약 8064억원으로 비중은 0.01% 안팎에 그친다.

    또 휴온스랩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3개년 평균 영업손실은 약 83억7500만원이다. 같은 기간 휴온스글로벌의 3개년 평균 연결 영업이익은 약 1005억원이다. 손실 규모를 절댓값으로 단순 비교하면 약 8.3% 수준으로 10% 미만에 들어온다.

    재무지표만 보면 저비중 특례 주장 여지가 있지만 기업가치 기준에서는 부담이 크다. 휴온스랩은 합병 과정에서 약 129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휴온스글로벌 시가총액 3412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휴온스랩 기업가치는 모회사 시가총액의 약 37.8%에 달한다. 

    거래소 가이드라인이 자산·매출·영업이익이 모두 10% 미만이더라도 예상 기업가치가 모회사 시가총액의 10%를 초과하는 중요 자회사는 저비중 특례에서 제외하도록 한 점을 감안하면 휴온스랩이 저비중 자회사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두 번째 변수는 3%룰 적용 방식이다. 가이드라인은 주주동의 기준으로 3%룰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3%를 초과하는 의결권을 제한하고 참석 지분의 과반 및 전체 의결권의 4분의 1 이상 동의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특히 최대주주의 경우 특수관계인 보유분을 합산해 3% 초과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돼 있다.

    휴온스글로벌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57.14%다. 가이드라인 취지에 따라 합산 3%룰을 적용하면 최대주주 측 의결권은 3%만 인정된다. 이럴 경우 표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어든다.

    세 번째 변수는 회사가 제시한 현물배당 방안의 충분성이다. 휴온스글로벌은 자회사 합병에 따라 배정받게 될 휴온스 합병신주 일부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자사주를 제외한 일반주주에게만 현물배당하겠다고 밝혔다. 

    현물배당 자체는 거래소 가이드라인이 예시한 주주보호 방안에 해당한다. 가이드라인은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방안으로 현금배당, 자기주식 소각,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보호 방안의 존재가 아니라 충분성이다.

    휴온스글로벌이 일반주주에게 현물배당하겠다는 물량은 26만38주다. 이는 전체 합병신주 382만5373주의 약 6.8%이며, 휴온스글로벌이 배정받는 합병신주 기준으로는 약 11.8% 수준이다.

    회사가 강조한 30%는 전체 합병신주나 휴온스글로벌 수령분 전체의 30%를 의미하지 않는다. 휴온스글로벌이 배정받는 합병신주 중 일반주주 지분율에 해당하는 몫을 산출한 뒤 그중 30%를 일반주주에게 현물배당하는 구조다.

    주주 측은 현물배당이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한다.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 측은 "실제 환원 규모는 11%가량인데 30%를 배당하는 것처럼 포장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주연대는 휴온스랩이 보유한 핵심 기술이 휴온스로 귀속되는 구조를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 주주연대 측은 "핵심기술인 하이디퓨즈를 보유한 휴온스랩을 자회사 휴온스가 흡수합병한다"며 "휴온스랩은 약 1290억원에 그쳐 지주사 주주의 자산이 사업회사로 부당하게 넘어간다"고 주장했다.

    또 주주연대는 합병이 성사되면 휴온스글로벌 주주는 휴온스랩의 핵심 기술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휴온스 지분을 통해 간접 보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적용될 경우 자회사가 성장하더라도 그 가치가 휴온스글로벌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주주연대는 회사가 제시한 일회성 현물배당만으로는 핵심 자산 이전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주주연대는 "회사가 약속한 일회성 현물배당으로는 영구히 빠져나가는 핵심자산을 결코 보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분수령은 휴온스글로벌이 새 임시주총 일정과 의결권 제한 방식을 어떻게 제시하느냐다. 거래소 가이드라인 취지에 맞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해 3%룰을 적용할지, 기업가치 기준에서 저비중 특례가 인정될지, 현물배당이 일반주주 보호 필요성에 상응하는 조치로 인정될 수 있을지가 이번 합병 논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