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튜스 "전쟁 여파 UAE·사우디 자재값·운임·보험료 상승"英 터너앤타운젠트 "중동 건설비 상승률, 아프리카 이어 2위"미국·이란 전쟁 재개 조짐 … 유가·원자재 폭등→마진율 하락삼성·현대·GS 현장 위치 … 입찰단가 뛰면 재건사업 전망 잿빛
  • ▲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공단. ⓒGS건설
    ▲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공단. ⓒGS건설
    미국·이란 간 군사 긴장이 다시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중동 일대 공사비 폭등을 경고하는 해외 연구보고서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당장 올 하반기 주요 산유국들의 건설 공사비가 공급망 위기와 자재값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최고 12% 뛸 전망이다. 중동에서 인프라 건설공사를 수행 중인 국내 건설사들은 또다시 '원가 쇼크'에 직면할 위기에 놓였다. 가뜩이나 낮은 중동사업 마진이 '제로'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5일 미국 부동산 투자·개발·컨설팅 기업 매튜스(Matthews)의 '2026년 3분기 건설시장 최신 동향'(Construction Market Update: Q3 2026)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전년 대비 공사비 상승률은 1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연간 공사비 상승률이 1.8%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만에 UAE 내 공사현장 원가 부담이 6배 이상 폭등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공사 입찰 가격도 최고 9%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건설시장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3분기 사우디 공사비 상승률 전망치는 최고 8%로 전년 2.1% 대비 4배 가까이 뛰었다.

    건설 컨설팅 부문 글로벌 1위 기업인 영국 터너앤타운젠트(Turner & Townsend)도 '글로벌 건설시장 정보 2026'(Global Construction Market Intelligence 2026) 보고서에서 중동 지역 건설비용이 올해 6.1%, 2027년 5.1%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전망치 경우 아프리카(7.0%)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들 보고서는 공사비 상승 주요 배경으로 전쟁을 꼽았다.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운송료, 보험료 등이 급등하면서 공사비 상승으로 직결됐다는 설명이다.

    설상가상 전쟁이 재개 조짐을 보이면서 중동 지역 공사비 리스크도 가중될 전망이다.
  • ▲ 호르무즈 해협. ⓒ연합뉴스
    ▲ 호르무즈 해협. ⓒ연합뉴스
    건설업계에도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 공사비가 추가로 뛰면 현지 사업장의 마진율 하락도 불가피한 까닭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 언급된 UAE와 사우디 경우 중동에서도 핵심 발주국이다.

    실제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계약액은 사우디가 28억달러로 5위, UAE가 24억달러로 6위를 기록했다.

    건설사별로 보면 삼성물산은 이들 국가에서 아미랄 열병합발전소·초고압직류송전(HDVC) 공사를 수행하고 있고, 현대건설도 아미랄·자푸라 유틸리티 공사와 송전선 프로젝트 등을 진행 중이다.

    또한 GS건설은 해수담수화 및 가스 플랜트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E&A는 GS건설과 함께 사우디에서 10조원대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 4' 공사를 맡고 있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산유국들은 발주 및 수주 규모는 상당히 크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성 자체는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뜩이나 마진율이 낮고 불안정성도 큰 사업장인데, 여기서 원가까지 더 뛰면 본전 찾기도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사 진행 중인 사업장도 문제지만 입찰 단가가 오르는 것도 골치"라며 "정부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업은 중국·인도 업체의 물량 공세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 전망대로 공사비가 치솟을 경우 중동 재건사업 전망도 어두워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B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중동 상황만 놓고 보면 재건시장이 제대로 열릴 지나 의문"이라며 "애써 따낸 재건사업이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