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비 40% 폭등에 하청업체 위기, 에스컬레이션 초과분 정산 목소리하청노조 '노란봉투법' 무기로 교섭 요구, 본사 앞 집회
  • ▲ 샤힌프로젝트 현장ⓒ에쓰오일
    ▲ 샤힌프로젝트 현장ⓒ에쓰오일
    에쓰오일의 9조 원대 샤힌 프로젝트가 시운전을 앞두고 있다. 건설 현장 이면에서는 치솟은 공사비를 둘러싼 긴장감이 존재한다. 중동 사태를 겪으며 자재비 등 원가가 폭등하며 기존 계약 금액으로는 공사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에 직면해 초과 비용에 대한 발주처의 정산 검토 결과에 현장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내년 초 상업 운전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는 시운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하청업체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15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37.67로, 2020년 대비 자재비와 인건비가 40% 상승했다. 철근, 시멘트 등 필수 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최초 도급 계약 당시 책정된 공사비로는 현장 유지가 어려운 한계 상황이다.

    이미 현장에서는 초과 투입된 공사비를 하청업체들이 떠안거나,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한 샤힌프로젝트 관계자는 "에쓰오일과 같은 대기업이 초과 비용에 대해 보전해 줄 거라 믿지만 당장은 숨죽여 쳐다볼 수밖에 없다"며 발주처의 결단을 기다리는 분위기를 전했다.

    샤힌 프로젝트 주간사인 현대건설 측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약 조건상 에스컬레이션(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조항이 존재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초과 비용에 대해서는 발주처와 협의해 보상받으려는 방향으로 대응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발주처인 에쓰오일은 '턴키' 계약임을 강조하며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의 초과 비용 문제에 대해 "턴키로 계약했기 때문에 중간에 늘어나는 비용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원청사의 초과 비용이 발주처의 깐깐한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보전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 ▲ 지난 1일 건설산업연맹 플랜트건설노조측은 총파업 상경투쟁 계획을 밝혔다.ⓒ민주노총
    ▲ 지난 1일 건설산업연맹 플랜트건설노조측은 총파업 상경투쟁 계획을 밝혔다.ⓒ민주노총
    현장의 공사비 정산 갈등은 하청 노동계의 대규모 쟁의행위 위험으로 확산할 수 있다.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하 노란봉투법)에 따라 하청노조가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발주처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원청인 종합 건설사 10곳과 함께 에쓰오일을 포함한 핵심 발주사 4곳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공식 요구한 상태다. 특히 노동위원회가 발주사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정을 내리며 발주사도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날 건설산업연맹 플랜트건설노조는 노란봉투법 이후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고 교섭을 촉구하는 목적으로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 본사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다. 플랜트건솔노조측은 교섭을 회피할 시에 8월 총파업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 예고한 상태다. 에쓰오일 측은 기계적 준공이 마무리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초과 공사비 청구서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파업까지 마주한 에쓰오일이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