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환율 압박에 0.25%P 인상 … 긴축 시동다음이 더 중요 … 3% 향한 신호 나오나
  •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가 진행되기 전 모습 ⓒ한국은행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가 진행되기 전 모습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 6개월만에 인상했다. 물가 상승과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견조한 경제성장이 이어지며 긴축 정책 여건이 조성되면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2.75%로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던만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이 이뤄질 가능성도 염두에 뒀지만, 이변은 없었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물가에 대응했던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이후 한은은 3.50%에서 2.50%까지 기준금리를 내린 뒤 지난해 7월부터 여덟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금리 인상 배경으로는 높은 물가 상승률이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를 기록했고, 이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체감물가 수준을 반영하는 생활 물가지수 상승률도 3.4%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한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성장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할 필요성은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실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제시됐다. 이는 한은이 5월 발표한 전망치(2.6%)보다 0.4%포인트 높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성장세가 확대됐고, 가격 상승은 교역조건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입 물가에 부담을 주는 높은 수준의 원·달러 환율도 금리 인상을 부추긴 요소다. 환율은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순매도 지속과 미 달러화 강세로 1500원대 초중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신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 격차가 축소되면 원화의 기초가치 회복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신현송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부터 6월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 24일 금융안정보고서를 비롯해 금통위를 1주일 앞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업무보고까지 여러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12일 한은 창립 제76주년 기념사에서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월 금통위 회의 직후 공개된 점도표에서 기준금리 연 3.00%에 찍힌 점이 총 21개 중 10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내 기준금리가 3.00%에 도달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는 의미다.

    다만 향후 금리 인상 속도는 다소 낮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와 환율 등 변수가 5월 회의 때보다 다소 개선된 지표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위험을 키웠던 중동 지역 국제정세 변수는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고 평가되며,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소비자물가는 6~7월을 고점으로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환율은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조달 자금 원화 환전 기대 영향으로 148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번 금통위는 경제전망이나 별도 점도표 발표가 없는 만큼 시장에서는 추가 인상 시점을 가늠할 신호를 얼마나 강하게 제시하는지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