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문의, 5년 만에 건보 수장으로 복귀 20일 취임 … 급여 구조·내부 조직 파악 강점필수의료 강화·건보재정 안정 해결할 숙제 산더미
  • ▲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국민건강보험공단
    ▲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에 의사 출신이자 '급여 베테랑'인 강청희 전 한국공공조직은행장이 임명됐다. 급여상임이사 퇴임 후 5년 만에 친정의 최고 책임자로 복귀하면서 필수의료 보장성 강화와 재정 건전성 확보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가파른 고령화 속 건보 재정 압박과 장기화된 의정 갈등 등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풀어야 할 난제도 만만치 않다.

    1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강청희 신임 이사장을 임명했다. 임기는 오는 2026년 7월 20일부터 2029년 7월 19일까지 3년이다. 이번 임명은 공단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보건복지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아 최종 확정됐다.

    ◆ '임상-의협-지역보건-보험급여-공공경영' 두루 거친 이력

    1964년생인 강 신임 이사장은 연세대 원주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한 흉부심장혈관외과 전문의다. 혜민병원 진료부장 및 1차 의료기관 개원의를 거치며 현장 임상 감각을 익혔으며 1995년 공중보건의사 근무를 시작으로 공공보건의료 분야에 발을 들였다.

    이후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및 제38·39대 상근부회장을 역임하며 의료계 정책 수립과 대정부·대국회 활동의 중심에 섰고,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이사장으로서 의료분쟁 안전망 구축에 앞장섰다. 2016년에는 이례적으로 용인시 기흥구보건소장으로 자리를 옮겨 예방의학과 감염병 관리 등 지자체 보건행정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특히 2018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3년간 건보공단 첫 의사 출신 급여상임이사로 재직한 경험은 그를 '준비된 건보 수장'으로 평가받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재직 당시 약가 협상, 요양급여비 관리, 급여비 누수 방지 등 핵심 보건의료 재정 업무를 총괄하며 공단의 조직 체계와 의사결정 구조를 누구보다 깊이 파악했다. 이후 한국공공조직은행장으로서 공공기관 경영 역량까지 입증했다.

    의료계와 보건당국에서는 강 신임 이사장의 복귀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고령화 심화와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 도입으로 건보 재정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의료 현장의 생리를 알면서도 보험 급여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는 인물이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강 신임 이사장이 의료 분야에서 쌓아온 독보적인 전문성과 과거 급여상임이사 재직 시절 입증한 정책 추진력을 바탕으로, 필수의료 중심의 보장성 강화와 건보 재정의 안정적 관리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초고령화·수가개편·견제시선'… 풀어야 할 과제도 수두룩

    강 신임 이사장의 복귀에 대한 환영과 기대감 한편에는 그가 임기 내 펼쳐내야 할 차가운 현실적 난제들이 겹겹이 싸여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급격한 의료비 증가와 초고가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건보 재정 누수 방지와 지출 효율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과거 급여상임이사 시절 요양급여비 관리와 부정수급 차단 등 재정 방어선을 구축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층 심화된 재정 압박 속에서 어떠한 '지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지가 최대 관심사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수가 구조 개편 역시 만만치 않은 고난도 방정식이다. 의료체계의 허리를 받치는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기존 행위별 수가제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재정 재배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는 필연적으로 의료계 내부의 진료과별·의료기관 종별 이해관계 충돌과 '파이 나눠먹기식'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급여 구조의 생리를 정확히 아는 '베테랑'으로서 공급자를 설득하고 합리적 개편안을 이끌어낼 정교한 정치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아울러 가입자 단체의 잠재적 견제를 극복하고 '냉철한 중립성'을 증명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의사 출신 수장의 복귀를 바라보는 시민·노동단체 일각에서는 '친정인 의료계로 편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민의 보험료 부담 완화 및 보장성 확대라는 가입자의 요구와 적정 보상을 요구하는 공급자의 주장이 팽배하게 맞서는 국면에서, 강 이사장이 치우침 없는 균형감각으로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가 초기 리더십 확보의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급여상임이사에서 5년 만에 공단의 수장으로 돌아온 강청희 신임 이사장이 가입자인 국민과 공급자인 의료계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필수의료 살리기라는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보건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