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 중국 수요 감소 속 업체별 실적 상이성수기 및 국제유가 등 하반기 실적 전망 '긍정적'


  • 국적항공사들이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중국발 사드 보복 조치에 적극 대응하며 고군분투한 가운데, 상반기 실적은 업체별로 희비가 교차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업체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대체로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일부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영업이익 총액은 4334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단, 같은 기간 매출액은 8조7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개별 항공사별로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6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4.5%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77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올랐다.

    대항항공의 상반기 영업이익 감소는 영업비용 증가 탓이다. 1분기 연료유류비가 63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2.5%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 영업이익 69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의 성장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9490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유럽노선 매출이 55%의 성장세를 보였고, 화물수요 호조로 2분기 매출이 23.8% 증가한 것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전체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약 2배의 성장세를 보이며 강세를 이어갔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를 비롯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6개 항공사들의 상반기 영업이익 합산 결과는 1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9% 늘어 2배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820억원을 달성했다.

    LCC들 가운데는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상반기 영업이익 435억원과 매출액 4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8.5%, 39.7% 개선됐다.

    올해 IPO(기업공개)를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진에어는 상반기 영업이익 466억원과 매출액 423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33.0%, 30.3%의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자본잠식 논란이 있었던 티웨이항공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206억원, 매출액 261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각각 1111.8%,  55.4% 늘었다. 이번 실적을 통해 티웨이항공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 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3%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42억원을 기록해 28.3% 성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기존 LCC들과 비교해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에어부산은 상반기 영업이익 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감소했다. 반면 매출액은 2587억원을 기록해 25.6% 증가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올해 자체 정비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정비 인력을 상반기에만 70명 채용했다. 전체 직원수가 1100명 정도이며, 정비 인력수가 이번 채용을 포함해 180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규모 채용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올해 5월 준공한 사옥의 안전, 교육시설 등 사옥 관련 비용도 대거 발생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취항한 에어서울은 영업손실 138억원에 매출액 455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동남아 등 대체 노선 증편으로 이를 어느정도 상쇄한 상황"이라며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괜찮은 흐름을 보였고, LCC들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2배 가량 성장세를 보이며 강세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상반기 국내 항공시장의 여객운송수도 지속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도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에 밑거름이 됐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운항 및 여객 실적은 각각 31만8383회, 5308만397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6.6% 늘어난 수치다.

    항공 여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항공사들의 운항 실적도 지난해와 비교해 상승했다. 여객 부문의 호조를 바탕으로 항공사들의 준수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하반기는 본격적인 성수기 시즌이라는 점과 유가 등의 부담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여객수요는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아 하반기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항공사들은 지난 7월부터 여름 성수기 항공권을 정상가로 판매하면서 3분기 여객부문 실적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유가의 경우 WTI 기준 45~55달러 밴드 하단에 자리잡고 있어 항공업체들이 연료비 부담을 느끼지 않는 구간에 있다. 당분간 국제선 유류할증료에 대한 부담이 없어 국제선 수요 증가에도 탄력이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유가 반등과 중국노선 부진 우려 등으로 항공 주가가 지난 7월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가 WTI 기준 45~55달러 밴드 하단에 있어 항공업체가 연료비 부담을 느끼지 않는 구간"이라며 "강한 여객수요 증가 등으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7~8월 여름 성수기 항공권 판매 등으로 3분기 여객부문 상승이 이뤄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