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동향 파악… 수출·에너지 긴급점검김동연 부총리 "실물 부정적 영향 가능성… 신인도 유지 만전"
  • ▲ 발언하는 김동연 부총리.ⓒ연합뉴스
    ▲ 발언하는 김동연 부총리.ⓒ연합뉴스


    북핵 위험의 불똥이 금융과 실물경제로 옮겨붙을까 정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24시간 동향을 살피면서 관계기관끼리 유기적인 소통 체계를 구축하는 데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은행회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 관계기관 수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했다.

    보통 이 회의는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한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한-러경제공동위원회 참석을 위해 러시아 출장이 예정돼 있었다.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난 3일) 북한의 제6차 핵실험과 추가도발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 부정적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며 "금융 시장 불안 등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비상 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안정화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기민하게 대응하는 배경에는 최근 북핵 위험이나 도발 수위가 이전과는 달리 레드 라인이 언급될 만큼 고강도여서 파급효과가 실물 경제로까지 번진 후에는 시장을 진정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 부총리도 이날 "최근 북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쉽지 않다"며 "금융 외환시장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실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와 한은 등 관계기관은 비상한 각오로 대내외 위험 관리에 한 치의 빈틈도 없게 대응하겠다"면서 "당분간 매일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어 24시간 금융 시장 안팎과 수출, 원자재, 외국인 투자동향 등을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회의에 앞서 기재부 간부들에게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과 소통 채널을 가동해 유기적으로 시장 상황을 살피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금융시장은 지난 5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만 해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할인)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한반도 주변 정세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가중됐음에도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제6차 핵실험과 북한의 발표 이후 국내외에서 북핵 위험이 레드 라인을 밟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증권·금융 시장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11시11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2%(14.62P) 내린 2343.07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시장 불안 심리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전거래일보다 달러당 10.0원 오른 1132.80원까지 급등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뛰었다.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 거래일보다 1.53% 오른 4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 부총리는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출장 중에도 시장 동향을 수시로 챙길 것"이라며 "필요하면 러시아 현지에서 바로 조처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신인도와 관련해선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북핵 위험에 관심이 많다"며 "신용평가사에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긴밀하게 소통해 신인도 유지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역설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북한 핵실험이 수출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긴급 점검했다.

    산업부는 한국무역협회, 코트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인호 차관이 실물경제 비상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수출은 물론 외국인 투자, 해외 구매자 동향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무역협회 등은 특별상황반을 즉시 가동해 동향을 파악하기로 했다. 무역협회는 수출 애로신고센터를 설치해 업계 애로사항도 취합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어느 때보다 상황이 엄중하다"며 "에너지 수급·가격 동향, 에너지시설 안전관리, 업종별 특이 동향 등의 관리에 빈틈이 없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 ▲ 산업부 실물경제 비상 대책회의 개최.ⓒ연합뉴스
    ▲ 산업부 실물경제 비상 대책회의 개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