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 740%... 대우건설·델타항공 지분 등 처분샌프란시스코 45일 운항정지 소송, 3심 패소시 피해액 367억원 추정
  • ▲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아시아나항공
    ▲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위기, 샌프란시스코 운항정지 소송 등 굵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아시아나항공의 김수천 사장이 올해 처음으로 언론 앞에 나선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항공 사업 등에 주력할 계획인 가운데, 에어부산, 에어서울과 함께 항공 3사 중 맏형격인 아시아나항공이 각종 위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창립 30주년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의 향후 비전과 전략 등을 밝힐 예정이다.

    현장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발언이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올해 처음이다. 지난달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대한상의 신년인사회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대신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다른 일정과 겹치면서 불참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 증가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740%에 달한다. 자금 상황이 우려되자 한국신용평가 등은 지난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시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2조1097억원이며 전체 차입금 규모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유동화 차입금 규모는 1조2382억원으로 신용등급 하락이 지속될 경우 조기상납에 대한 부담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오는 2019년부터 도입되는 IFRS16(리스 회계규정)까지 적용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최대 200%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558억원 규모의 대우건설 주식 913만8514주를 처분했다. 또한 5억원 규모의 델타항공 지분 8741주도 전량 매각했다. 이달에는 자금조달을 위해 1500억원 가량의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발행할 예정이다.

    올해 실적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적항공사 가운데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노선 매출은 15.6%를 기록했다.

    문제는 여전히 중국 단체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한·중간의 사드합의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해 1월까지도 중국 수요 회복에 대한 뚜렷한 시그널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 대형항공사들의 중국 단체 수요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 1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 감소했다. 4분기 실적은 추석 연휴 실적이 이월되면서 상승이 예상되지만, 유가 상승 등의 악재 등을 고려해야 한다.

    유동성, 실적 악화 등 어려움을 뒤로 하더라도 올해 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영업정지 소송 판결이 남았다.

    지난 2013년 7월 아시아나항공의 OZ214편이 샌프란시스코공항으로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 방파제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객 307명 가운데 3명이 사망하고, 18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2014년 11월 조종사 과실 등의 책임을 물어 아시아나항공에 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국토부의 조치에 불복해 그해 12월 소송을 진행했고,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패소했다. 지난해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은 만큼, 올해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에 나설 경우 약 367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들은 급성장세를 지속하며 아시아나항공을 위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등을 통해 한 발 더 앞서 나가고 있다. 중간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입지가 애매한 것은 사실"이라며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유동성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낼 것을 알면서도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은 무언가 준비됐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