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의사회, 붕괴 위기 막을 수 없어 '폐과 선언' 임현택 회장 "대통령 의지와 달리 복지부 정책은 역행"
  • ▲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29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페과  기자회견 도중 울먹이고 있다. ⓒ뉴시스
    ▲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29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페과 기자회견 도중 울먹이고 있다. ⓒ뉴시스
    소아청소년과(소청과) 개원가 중심으로 폐과 선언이 나왔다. 더 이상 국내에서 소청과 전문의로 살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는 판단 아래 간판을 내리기로 한 것이다. 

    29일 임현택 대한소청과의사회장은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나라에서 아이들을 진료하는 전문의는 병원을 운영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이제 소아청소년과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청과의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째 동결로 동남아 국가의 1/10 수준”이라며 “도저히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은 28%가 줄었다. 

    그나마 비급여로 수입을 지탱하던 아이들의 예방접종은 100% 국가사업으로 저가에 편입됐다. 소청과 영역에서 유일한 비급여였던 예방접종은 아예 없어진 셈이다. 

    특히 올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마지막으로 편입된 로타바이러스장염 백신은 소청과에서 받던 가격의 40%만 받도록 했다.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소청과 살리기’ 지시에도 보건복지부에서 정책이 설계되면서 개선이 아닌 역행으로 향해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임 회장은 “인턴 의사들이 소청과를 전공하면 의대만 나온 의사(일반의)보다도 수입이 적다”며 “지난 5년간 소청과 662개가 폐업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결국 소청과의사회 소속 활동 회원 3500여명 중 90%인 3100여명이 폐과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절반은 소청과 간판을 곧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소청과 전문의가 소청과가 아닌 통증클리닉이나 피부미용 등 타 분야 진료를 할 수 있도록 교육센터 설립이 추진 중이다.

    임 회장은 “아픈 아이를 고쳐 주고 잘 자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왔기에 가슴 아픈 말이지만 소청과 간판을 내릴 것”이라며 “한 없이 미안 하다는 작별 인사를 하려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복지부와 질병청과 기재부가 우리 아이들을 살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한없이 반가웠고, 보람있고, 기뻤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소청과의사회 폐과 선언과 관련 복지부는 “국민들의 소아의료 이용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