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본부 분사… ‘코오롱모터스’ 출범6개 수입차 자회사 구축… 전문성·독립성 제고케이크에 로터스까지… 유통 플랫폼도 ‘눈독’
  • ▲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코오롱
    ▲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코오롱
    코오롱그룹 4세 이규호 사장이 이끄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과 확장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안정적 승계를 위한 이 사장의 경영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어 BMW본부를 분사, 신설 자회사 ‘코오롱모터스’를 출범하기로 결정했다. 효율적인 경영활동과 브랜드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다. 

    앞서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은 회사분할결정 주요사항보고서 공시를 통해 BMW 부문의 물적분할을 예고한 바 있다. 

    이번 분할에 따라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BMW딜러사 ‘코오롱모터스’ ▲아우디 딜러사 ‘코오롱아우토’ ▲볼보자동차 딜러사 ‘코오롱오토모티브’ ▲지프 딜러사 ‘코오롱제이모빌리티’ ▲전기차 폴스타와 전기 바이크 케이크의 판매사 ‘코오롱 라이프스타일 컴퍼니’ ▲신규 파트너십을 맺은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의 판매사 ‘로터스카스코리아’까지 총 6개 수입차 브랜드를 자회사로 두게 됐다. 

    코오롱모터스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세일즈와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 재정비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뤄나간다는 구상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출범 6개월 만에 외형과 내형을 확대하며 빠르게 전열을 정비해나가고 있다. 전문성을 키워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사업을 확장하고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코오롱그룹은 코오롱글로벌에서 자동차 부문을 분할,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출범시켰다. 수입차 유통판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구조의 재편 및 확장을 통해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특히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차기 총수로 유력한 이규호 사장이 전철원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으며 그룹 재도약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1984년생인 이 사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입사로 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역량을 쌓아왔다. 2020년부터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 부사장을 역임하며 그룹의 모빌리티 시대를 선제 준비해왔다.   

    이규호 사장은 신사업 분야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1월 스웨덴 전기 바이크 브랜드 ‘케이크(CAKE)’에 이어 지난달에는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를 국내에 들여오며 모빌리티 영토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BMW·아우디·볼보·지프 등 수입차 중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바이크로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 

    또한 국내 첫 모바일 유료 수입차 시승 플랫폼 ‘바로그차’를 출시하며 수입차 유통 플랫폼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세를 띄고 있는 만큼 소비자 체험을 통해 시장 저변을 확대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산 차 판매 시장 성장률은 마이너스(-) 0.4%로 뒷걸음질 쳤지만, 수입차 시장은 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 따르면 특히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신차 등록 비중은 2019년 11.9%에서 2021년 23.6%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추세에 힘입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매출액도 2020년 1조4448억원, 2021년 2조197억원, 지난해 2조2989억원으로 3년간 연평균 19.2%의 성장세를 이뤄냈다. 

    재계에서는 이 사장의 광폭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웅열 회장이 “(아들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회사를 물려주겠다”고 공언한 만큼 승계를 위한 신사업 발굴과 지속가능한 성장구조 구축이 과제로 꼽힌다. 

    현재 이규호 사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코오롱 주식은 물론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또한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지분은 코오롱이 75% 이상 보유 중이며, 코오롱 지분 또한 이 명예회장이 49.74% 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출범 6개월 만에 사업 카테고리 확대와 신사업 진출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이규호 사장이 승진 후 첫 대표를 맡게 된 만큼 경영성과가 승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