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모집, 난항의 연속… 지금도 부족한 상황의사 확충은 공공의료 살리는 전제조건미용·성형GP(일반의) 억제… PA(진료보조) 역할 강화
  • ▲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천광역시의료원장).
    ▲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천광역시의료원장).
    "당장 의사를 못 뽑아서 큰일인데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어찌 이치에 맞겠는가. 2000명 의대증원을 하고 해외에서도 의사를 데리고 와야 한다. 동시에 PA(진료보조) 간호사는 업무 범위를 제대로 정립해 법적 테두리에서 근무하도록 해야한다. 공공의료는 살리자는 말이다."

    23일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천의료원장)은 본보를 통해 "의료대란이 오면 공공의료원이 그 책임을 도맡아야 한다. 코로나19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을 갈아 넣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공의가 빠져 의료대란이 오기 시작하니 전국의 공공의료원은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며 환자를 대기하고 있다. 문제는 공공의료원엔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연봉 수억 원을 내걸어도 의사가 오지 않고 비싼 의사 인건비는 매달 적자로 귀결된다. 

    조 회장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 지난 2년간 신장내과 의사를 못 뽑아 인공신장실 운영이 멈췄었고 순환기내과는 다른 병원에서 들어와 봐주고 있다. 필수의료를 할 의사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인데도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의료계의 욕심에 불과하다. 절실하게 필수, 지역의료의 보강이 필요하기에 이를 목표로 하는 의대증원은 필수조건이므로 추진돼야 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그는 과거부터 '해외의사 수입'이 인력난을 해결할 긍정적 방안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참에 의대증원도 진행하고 의사시장 개방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유럽에서는 40%, 미국에서는 20% 수준이 타국 의사들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나라 역시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실력 검증이 어렵다면 국내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는 기간을 늘려 대응하면 된다. 기피과 분야에 동남아 등 외국 의사를 들여와 인력난을 해소하는 방식을 쓰면 된다. 전혀 어려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 미용·성형GP(일반의) 늘어나면 몰락… PA(진료보조) 간호사 역할 강화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대표적 기피과를 포함해 공공의료는 인기가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현 상황에서 미용·성형GP(일반의)가 삶의 질은 물론 금전적 보상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이 구조를 해결하지 못하면 의사를 늘려도 무용지물이다. 정부가 정책패키지를 통해 '혼합진료 금지'를 꺼낸 것도 바로 이 맥락"이라며 "아무래도 개원가 차원에서는 이 부분에 공분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늘어난 의사가 미용·성형GP로 향한다면 모든 정책이 무너지는 꼴"이라며 "단순 성적만을 두고 의대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는지를 파악해야 하고 공공의대 설치도 동시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불법인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법적 테두리 안에 넣는 것도 의료개혁 차원에서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꼽았다.

    조 회장은 "일본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에서는 의사의 면허 독점이 아닌 PA 간호사에도 권한을 주고 있다"며 "이 부분을 해결하면 앞서 말한 미용·성형GP의 무분별한 확장을 방어하고 이들을 필수의료로 유입할 수 있는 기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