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제·기종따라 차등, 최고 요금제써도 12만원번호이동 유인 부족, 통신사간 눈치싸움 치열전산상 내역 확인불가, 수기·쿠폰 ‘깜깜이’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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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이통3사가 전환지원금을 실제 지급하기로 한 16일 집단상가와 직영 대리점을 돌아봤다. 전환지원금은 5만원~12만원 수준으로 책정됐을뿐더러, 전산상 문제로 바로 주지도 않았다.

    집단상가를 우선 찾아가보니 14일과는 다르게 ‘전환지원금 전문 매장’이라는 플래카드를 찾아볼 수 있었다. 전환지원금을 의식한 듯 번호이동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전화로도 전환지원금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엿들을 수 있었다.

    전환지원금은 통신사와 기종, 요금제별로 달랐다. 갤럭시 S24 시리즈를 기준으로 KT는 전환지원금을 책정했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없었다. 전환지원금이 전산상 도입되지 않았을뿐더러, 명목상 전환지원금은 불법 리베이트라는 점에서다.

    요금제도 가장 비싼 월 10만원 상당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만 지원금을 최대 12만원 받을 수 있었다. 전환지원금을 주기로 한 플립5나 아이폰15 등 기종들도 지원금 규모는 비슷했다.

    번호이동하면 최대 50만원까지 주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내자 판매자 A씨는 “당장은 전환지원금 규모도 작고 해당되는 모델도 적지만 나중에는 커질지 모른다”며 “오늘은 시행 첫날이라 통신사끼리 눈치싸움이 치열한 상황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판매점에서 갤럭시 S24 울트라 단말 기준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했을 때 2년 약정, 현금 완납 기준 할부원금으로 제시하는 금액은 53만원~59만원 정도였다. KT로 기기변경할 때는 같은 조건에 69만원을 찍어서 보여줬다. S24 기본형은 상향된 공시지원금으로 인해 전환지원금 없이도 어딜가나 공짜폰이었다.

    판매자는 번호이동 단말 가격이 낮은데도 기기변경을 추천했다. 판매자 B씨는 “결합이나 요금할인 혜택을 받는게 있다면 10만원 정도 차이로 번호이동을 할 필요가 없다”며 “5000원만 할인받는다고 계산해도 2년이면 12만원이니까 번호이동하는 금액보다 더 크다”고 했다.

    전환지원금을 받더라도 번호이동이 크게 늘어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판매자 B씨는 “아직 전환지원금이 10만원 수준이면 번호이동을 선택하는데 크게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며 “위약금이나 가입기간에 따라 차등을 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KT와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 시 전환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할부원금에 대해 현금완납이 아닌 할부가 강제됐다. 할부를 강제한 이유는 전환지원금을 위한 이통사 전산시스템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판매자 B씨는 “전환지원금은 정책상 완납이 안되고, 3개월동안 할부를 유지해야 한다”며 “3개월 동안 달마다 할부금액에서 4만원씩을 제외해서 총 12만원을 할인받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직영 대리점에서도 상담하는 태블릿과 출력한 견적서에서 전환지원금 내역은 확인할 수 없었다. SK텔레콤 대리점에서는 갤럭시 Z플립5에 대해 고객선납금 20만원을 단말기 구매비용에서 할인해줬다. 할인내역이 전환지원금 9만원과 매장지원금 11만원으로 구성된거라고 따로 안내해줬다.

    LG유플러스 매장에서는 전환지원금을 ‘쿠폰’ 형태로 제공한다고 했다. 당장 할인금액이 적용되는 방식이 아니라 차후에 시스템이 구축되면 주겠다는 의미다. 매장 직원 C씨는 “계약할 때 수기로 12~15일 이후 전환지원금을 받는다는 서약서를 작성하게 된다”며 “일종의 쿠폰 형태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면 차후에 지급하는 형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