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단통법 개정안 의결…14일부터 최대 50만원 전환지원금 허용번호이동 고객 활발해질 전망… 이통사 가입자 확보 경쟁 불가피무선 가입자 점유율 KT vs LGU+ 기싸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지나친 출혈 경쟁에 리베이트, 비방전 등 진흙탕 싸움 변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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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14일부터 최대 50만원의 '전환지원금(번호이동에 드는 비용 지원)'을 허용하면서 국내 이동통신사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가입자 유치가 용이해지면서 2위 자리를 놓고 KT와 LGU+의 '쩐의 전쟁'이 예상된다.1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통신사를 변경하는 고객에게 최대 50만원의 위약금·심(SIM)카드 발급 비용 등 전환지원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했다.이는 공시지원금이나 유통망에서 제공하는 추가 지원금과 별도로 오는 14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가령 소비자가 갤럭시S24을 교체할 경우 공시지원금 50만원과 전환지원금 50만원을 더해 100만원까지 받게 되는 구조다.정부는 전환지원금을 통해 이통3사의 경쟁을 촉진시켜 가계통신비 인하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지원금을 많이 주는 곳에 가입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이통3사간 가입자 확보를 위한 유인책이 전개될 것이라는 판단이다.특히 시장 점유율을 수성하기 위해 이통3사간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SK텔레콤(2302만 2980개), KT(1355만 1171개), LG유플러스 (1097만 4697개) 순으로 집계됐다.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2~3위 사업자와 가입자 수가 많게는 1000만명 이상 차이나면서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250만명 정도의 격차에 불과, 향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다분하다.사물인터넷(IoT) 회선을 포함한 무선 가입자 수는 LG유플러스가 KT를 앞선 바 있다. 해당 기준으로는 SK텔레콤이 3132만 209개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LG유플러스가 1848만 9562개, KT가 1717만 5942개로 파악된다.당시 KT는 긴급 온라인 기자회견을 소집하고 3위 사업자로 밀린 것에 대해서 통계 '해석' 차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감한 통신 시장 점유율에서 전환지원금이 풀리면서 사실상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업계에서도 100만원을 웃도는 지원금이 시행될 경우 단통법 도입 이전처럼 번호이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통3사간 월 번호이동 건수는 2007년 100만건을 처음으로 넘어섰지만, 2014년 단통법 도입 이후 30만~40만건으로 쪼그라들었다.앞서 이통3사가 최대 50만원에 달하는 공시지원금을 상향하면서 갤럭시S24 시리즈의 번호이동 이용자들이 늘어난 바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번호 이동건수는 56만건으로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다만, 이통3사간 지나친 출혈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시장의 관행으로 굳어졌던 불법 보조금(리베이트)이 성행하거나 타사 비방전 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업계 관계자는 "신규 단말기 출시에 맞춰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이통사들의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점유율 수성을 위한 출혈 경쟁이 심해질 경우 시장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