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와 아프리카, 옛소련 지역인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의 언론자유 상황이 지난해 크게 악화되었다고 미국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27일(현지 시간) 밝혔다. 

    프리덤하우스는 세계 언론자유의 날(5월3일)을 앞두고 이날 공개한 '2006년도 언론자유: 전세계 언론의 영향력 조사' 보고서에서 전세계적으로 언론자유를 만끽하 는 사람이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 모두 줄어드는 등 '언론의 부분적인 자유' 향유를 의미하는 '회색지대'가 한층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프리덤하우스는 194개국 및 지역을 대상으로 언론자유도를 조사한 결과 73개국이 '자유', 54개국은 '부분적 자유', 또 67개국은 '비자유국'으로 결론을 내렸다.

    카린 칼레카 편집장은 "주목할 일은 개선 방향으로 나아가던 네팔과 러시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많은 나라들의 언론자유 환경이 악화된 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네팔의 경우 2005년 갸넨드라 국왕이 친위 쿠데타로 행정권을 장악한 뒤 비상사태를 발령하고 언론 검열 등 조치를 취한 것을 그 예로 들었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정부가 사법 및 경제적 압박에 이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체첸사태 등의 보도를 막기위해 물리적 위협을 가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다.

    지역별 자유언론 환경을 살펴보면 아태지역에서는 일본과 대만이 각각 20점을 얻어 마이크로네시아와 지열별 순위 공동 5위에 랭크돼 있고 한국은 나우루, 솔로몬제도와 함께 평점 29점으로 공동 15위에 그쳐 '자유국'에 겨우 턱걸이했다. 또 중국은 83점으로 38위를, 북한은 아태지역의 꼴찌인 40위로 각각 '비자유국'에 포함됐다. 북한은 97점으로 각각 96점씩을 얻은 미얀마, 쿠바, 리비아, 투르크메니스탄과 함께 '워스트 오브 워스트'(최악중 최악의) 국가중 최하위에 랭크됐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프리덤하우스는 1941년 루스벨트 전 미 대통령의 부인 엘레노어 루스벨트 등에 의해 설립된 미국의 보수성향 민간단체 NGO로 미국 및 해외의 민주화 및 독재 반대 운동 등을 전개해왔다.

    이 단체는 1978년부터 매년 전세계 192개국을 대상으로 민주주의 및 정치자유를 비교 평가한 '세계자유상황 보고서(Freedom in the World)'를 내고 있으며, 1980년부터 각국의 '언론자유 평가보고서(Press Freedom Survey)'를 발표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